<참석자>
김준 전무(경방), 김남구 부사장(동원증권), 김홍선 사장(시큐어소프트), 백종관 사장(보이스웨어), 윤남철 사장(드리머), 윤재승 사장(대웅제약), 이형승 사장(브이소사이어티), 강문석 사장(TG Asia Venture), 김성훈 사장(핑거), 김재식 이사(삼일회계법인), 김헌홍 자문(삼성건설), 류병호 과장(롯데), 문덕영 전무(아주산업), 백승호 사장(대원제약), 오용섭 부장(희성금속), 이상동 사장(알트코리아), 이승용 상무(삼영무역), 전수용 이사(이니시스), 배우성 사장(이차이나센터)
향후 중국의 수입시장은 관세가 인하되고 비관세 장벽도 철회되며 국산 원자재 우선사용 의무 조항도 완화된다. 내수시장에서는 ‘외환수지 균형 의무 정책’도 폐지된다. 이런 변화들은 중국의 개방정책에 따른 것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많은 기업들에 중국 시장에 대한 문턱이 낮아짐을 의미한다. 그러나 관세인하 대상 품목의 협상이 미국이나 유럽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던 품목의 개방폭은 적고 미국이나 선진기업에 유리한 품목 위주로 개방이 우선 시작되기 때문에 우리가 경제선진국들과 동등한 기회를 얻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WTO 가입 이후 중국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강화되고 경제시장으로 재편, 다원화되고 특히 IT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현재 산업 현황과 개방으로 인해 달라진 산업의 지형도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본지와 브이소사이어티가 공동 주관하고 있는 e차이나포럼은 지난 28일 오후 5시 ‘중국의 WTO 가입과 성장산업’이라는 주제로 2회 모임을 개최, 중국의 산업 지형의 특징과 위험요인에 대해 살펴봤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중국 상하이장강하이테크개발부 선웨이궈 부사장이 방한, 장강지역의 개발 특징과 외국기업의 투자에 따른 지원정책을 설명했다. 지난 92년부터 개설된 장강하이테크에서는 주요 프로젝트가 생명·의약·IT 3개 분야에 집중돼 있고 그 지역에는 320개 기업이 설립돼 있으며 해외투자사나 중소기업·대학 연구소 등이 많이 진출해 있다. 편집자
◆주제발표
중국의 WTO 가입과 성장산업 그리고 위험요인
- 발표자 : 양평섭 소장(이차이나센터 중국경제연구소)
중국의 산업별 현황과 전망을 살펴보면 80년 개혁·개방 초기에 추진해온 섬유 및 경공업, 조립산업(백색가전)은 90년대 중국을 주도하는 수출산업이 됐다. 세계의 생산기지화로 중국이 부상하면서 정부는 90년대 들어 지주산업으로 가전·석유화학·자동차·철강 등을 집중 육성했다. 이들은 다시 5∼10년내 중국의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자리잡힐 것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정보통신을 집중 육성하고 세계 유수 IT 기업이 모두 들어가 있다. 2008년 올림픽을 대비해 환경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으며 고령화에 따른 실버산업도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에는 모든 산업에서 기반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생산기지로서 중국’이란 구호가 나오면서 에어컨은 전세계의 45%, TV는 전세계의 24% 등으로 세계 가전 및 IT 제품에서 중국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가 됐다. 섬유산업의 경우 2005년 원료 국산화율을 90%까지 올릴 계획이며 의류시장은 3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10·5 개혁을 통해 본 섬유산업의 전망은 수출의류용 소재 자급률을 현재 40%에서 2005년 80%까지, 화섬 자급률은 현재 60%에서 90%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우리 수출도 바뀔 수밖에 없다.
백색가전에서는 이미 공급과잉 구조다. 기술 및 제품 개발 동향을 보면 일본과 한국에 비해 각각 1년과 반년 정도 뒤져 있어 기술적 수준이 매우 높다. 석유화학은 자국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어 석유화학 자급도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즉 수입대체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철강산업은 세계 조강 생산량 1위(1.25억톤)다. 서부 대개발이 진행되면서 2005년께면 중국에서 생산하는 자체 자동차에 필요한 철강 수요를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1대도 생산하지 않는 공장이 다수여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산업은 상하이·베이징·광둥성 등지를 중심으로 클러스트가 형성돼 있다. 상하이는 생산의 중심지, 베이징은 연구개발(R&D), 광둥성은 부품기지의 성격이 높다. 아직까지 제조기술면에서 우리나라를 따라오지 못한다. IT시장은 300억달러 규모로 2005년 850억달러로 점쳐진다. 특히 정보화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전통산업의 움직임을 볼 때 기업정보화 시장을 주목해 볼 만하다. 99년 557억달러에서 2000년 2100억달러로 성장했다. 특히 이동통신 시장은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조만간 공급과잉도 예상된다. PC산업은 전국 인터넷 가입자가 2.7% 정도로 낮고 전자상거래는 B2C보다는 B2B 시장이 발달해 있다.
중국산업의 위험요인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경쟁이 격화되는 분야를 살펴보면 반덤핑 제소 14건 중 11건의 대상국이 우리나라다. 분야도 종이·철강·화섬·전자제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출입에서 가격변수는 환율 문제다. 평가절상 가능성이 더 크다. 장기적으로 시장 개방 상태에서 적자로 전환되면 중국도 정책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환율로 수출입을 조정할 때가 올 것을 대비해야 한다. 중국 내 경쟁구조를 볼 때 현지 기업의 경쟁력 있는 분야와 다국적기업(외자)이 갖고 있는 분야를 구분해야 한다. 글로벌 마켓 3위에는 들어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 특히 공급과잉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토론>
△김준 전무(경방)=위험 요소가 생각보다 많이 발견된다. 그렇다면 중국 진출에 앞서 어떤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가.
△양평섭 소장=우선 중국을 생산기지로 활용해야 하는 방안이 있다. 생산비용을 절감하거나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등 차별화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중국기업의 경쟁력이 중국 내수시장에 기반하고 있음도 중요한 대목이다. 한 예로 중국에서는 1년에 960만쌍이 결혼을 한다. 혼수시장이나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시장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김 전무=중국 시장에서는 인플레 요인이 없는가.
△양 소장=중국 정부의 경기 활성화 정책 중 해외 수요 의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 소비가 40%를, 외자 투자 수요가 60%를 차지한다는 점은 중국 경제가 대외 의존도가 낮다는 점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중국에서는 경기가 하락하면 소비 확대정책을 채택하거나 투자를 유치한다. 웬만한 수출은 중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낮다. 오죽하면 자동차 구매나 가전제품 구매에 정부가 대출정책을 펼치겠는가. 외국기업을 적극 유치하거나 서부개발을 하는 이유는 모두 중국 경기 부양을 위해서다.
△김남구 부사장(동원증권)=얼마 전 일본이나 중국에서 콜 센터를 운영하면 인건비에서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콜 센터 운영 기술도 일반 국제전화가 아닌 VoIP를 이용해 효과를 봤다는 내용이었다. 중국에는 조선족도 많은데 콜 센터 같은 사업도 해볼 만한가.
△배우성 사장(이차이나센터)=수치상으로 보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안은 아니다. 중국에서 일본어를 배우면 이는 동시에 서비스 마인드를 함께 배운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국내 동포들에게는 서비스 마인드가 없다. 콜 센터는 인건비도 중요하지만 서비스 질로 좌우되는 것이 아닌가. 고객에게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력을 구한다고 구체적으로 검토하면 가격효과가 그렇게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베이징을 비롯한 10개 대학에 한국어 과정이 설립됐다. 중국 정부가 직접 선발하는 이들은 대부분 한족이다. 물론 졸업 후 한국 기업에 가기보다는 중국 정부나 중국 기업의 대외 업무를 맡는데 그런 이들에 대한 인건비가 쌀리 없다.
△백종관 사장(보이스웨어)=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인력은 인도가 꼽힌다. 중국의 소프트웨어 인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양 소장=중국은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갖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많다. 이미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육성돼 있고 대부분 미국이나 외국에서 교육받은 이들이 교육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기술의 깊이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중국의 IT 인력 성장세를 점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오용섭 부장(희성금속)=수출도 하고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가전 분야의 경우 가격파괴가 심각한 것으로 안다. 일부에서는 가전제품을 중량으로 판매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중국에서 가전제품을 구입하려 하니 할부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물건을 팔고 대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하느냐가 걸린다.
△양 소장=중국에는 소비자 할부 금융사가 많이 발달돼 있다. 앞서 밝혔듯이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해 은행에서 대출까지 해준다. 자동차의 포드나 GM은 각각 캐피털사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강문석 사장(TG Asia Venture)=하이테크 산업을 육성하는 지역이 여러 곳에 있는데 장강첨단기술부에서 사업을 유치하면 다른 지구와 차별화된 특혜가 있는가.
△선웨이궈 부사장(상하이장강하이테크개발부)=상하이장강하이테크는 상하이 푸둥에 위치했기 때문에 사업 설비를 적극 지원할 수 있다. 상하이 자체가 공업 중심이기 때문에 공업상 설비도 지원할 수 있고 또한 금융 중심이기 때문에 재무도 지원 가능하다. 교통도 무척 유리하다. 교육과 과학기술이 있기 때문에 인적자원이 풍부하다. 문화와 생활이 편리하고 자연적인 조건도 좋다. 또 생명과학과 IT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연구개발과 연구소들이 많고 중소기업이 많아 장기적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김헌홍 자문(삼성건설)=우대항목이 있던데 단지 내 공장의 토지 임차기간에 대한 우대는 어떤가.
△선웨이궈 부사장=토지 임차기간은 다른 상하이와 같게 50년이고 주택지구는 70년이다.
△김홍선 사장(시큐어소프트)=주변 대학에서 소프트웨어 인력을 얼마나 구할 수 있나.
△선웨이궈 부사장=소프트웨어 관련 업체가 80개 있다. 이미 2개 대학에서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위해 미국 대학과 제휴했고 푸단대가 중국에서 3번째로 미국 네브래스카 대학과 제휴했다. 소프트웨어시티는 인도와 인력육성에 대한 체결을 하고 연구소를 건립해 인력을 배양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