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흥섭 ICM 신임 사장

 “월드사이버게임즈(WCG)의 세계화와 국내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사심없이 일하겠습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WCG를 책임질 ICM의 정흥섭 신임 사장은 ‘사심없이’라는 말을 수차례 되풀이했다.

 정흥섭 사장은 주주들이 새 ICM 대표로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해외에서의 오랜 마케팅 경력과 타고난 영업가 기질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정 사장은 광고대행사 재직시절 연락사무소에 불과한 해외 사무실을 50여개의 미주법인으로 키운 경력을 갖고 있다.

 “제 영어 이름이 행크인데, 남들은 저의 업무 스타일을 보고 ’탱크’라고 부르곤 합니다.”

 폭설을 뚫고 14시간 동안 운전해 계약을 성사시켰던 얘기 등 무용담을 떠올릴 때는 정 사장의 이마에 땀이 맺힌다.

 정 사장은 취임한 지 한달도 안돼 조직개편, WCG 중계권 유료화 등 굵직굵직한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 조직 슬림화는 일사불란한 업무 추진을 위해 관련 분야의 아웃소싱을 추진할 예정이기 때문이고 WCG 중계권 유료화는 비용이 많이 드는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대가이기 때문이라고 정 사장은 설명했다.

 특히 수익 위주의 경영을 하겠다는 정 사장의 의지는 확고하다. 이번 WCG 유료화도 수익 위주의 경영 표방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깊다. 수익은 곧 재투자로 이어져 결국 WCG의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아직 콘텐츠의 질이 보장돼 있지 않다는 반박에 속도 경영이 요구되는 오늘날에 ‘의도적인 확장’도 필요하다며 능동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WCG 문제점을 두 가지로 꼽고 있다. 하나는 세계대회를 지향하면서도 세계 네트워크 구축이 미비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게임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WCG의 성격 때문에 일반인에게 문턱이 너무 높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 사장은 해외 전략적 파트너(SP)들에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올해 WCG는 엔터테인먼트 성격을 강화할 예정이다. 해외 전략적 파트너가 성공해야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고 WCG가 단순히 게임대회에서 벗어나 하나의 문화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일반인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한편 삼성전자가 WCG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 정 사장은 “월드컵도 처음에는 아디다스 월드컵으로 출발했다”며 “KT·LG 등 국내업체와 해외의 메이저 업체들을 스폰서로 유치해 범세계적인 행사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사장은 “단순히 메이저 업체뿐만 아니라 e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모든 업체와의 협력과 이들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내년 대회부터는 손익분기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