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3000만명 시대 도래는 이동전화가 전국민의 보편적인 통신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동전화 관련산업은 지난 97년 경쟁체제 도입 이후 급성장을 통해 한국의 경제위기 탈출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이동전화는 앞으로 무선데이터의 총아로 국내 경제를 이끌어갈 주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민의 통신수단화=이동전화는 지난 96년 신세기통신(SK텔레콤으로 합병됨)과 97년 PCS 3사가 등장, 경쟁을 펼치면서 성장해왔다.
경쟁체제 도입이후 이동전화 요금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대중적인 서비스로 자리잡는 데 일조했다. 올해 1월 조정된 요금(기본료 1만5000원, 10초당 21원, 기본통화 7분)은 지난 96년 기준으로 기본료 32%, 통화료 34% 가량 인하된 수준이다.
또 이동전화사업자들의 단말기 보조금을 통한 가입자 유치경쟁으로 경쟁도입 이전 100만원에 이르렀던 단말기 및 기입비도 대폭 줄어들어 지난 2000년께는 공짜 단말기까지 등장했으며 현재는 20만∼30만원대 수준이다.
이를 통해 지난 99년 9월에는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유선을 능가하게 됐으며 지난해는 유선대비 128% 수준에 이르렀다. 이동전화 1일 발신 총통화량은 지난 96년 19만시간에서 지난해는 278만시간으로 14배 증가했으며 1인당 월평균 통화량(MOU)은 지난 96년 108분에서 지난해 171분으로 58%로 늘어났다. 1일 통화건수도 지난 96년 3166건에서 9만6537건으로 30배 이상 많아졌다.
◇이동전화 관련산업의 성장=이동전화시장의 경쟁체제 도입은 요금부담 경감뿐
만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등 경제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이동전화서비스 사업자의 매출 규모도 지난 84년 4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3조4704억원으로 336배, 경쟁도입 초기연도인 96년보다 3배나 성장했다. 또한 지난 98년 11월 이동전화사업자들의 매출액이 유선전화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이동전화대 유선전화 사업의 매출규모가 7대 3정도로 앞서 이동전화가 통신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자의 매출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97년 0.73%에서 지난해에는 2.47%로 급성장했다.
이동전화서비스 시장의 급성장은 또 국내 제조업체가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제조업체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CDMA 시스템과 단말기를 수출했다. CDMA 장비수출은 지난 96년 단말기 50만달러, 시스템 200만달러 규모에서 지난해는 각각 39억4900만달러와 2억8800만달러로 증가했다. 지금까지 CDMA 장비수출은 111억2300만달러 규모에 이른다.
◇전망=이동전화사업자들은 전화서비스 외에 무선인터넷, 차량전화, 위치추적, PDA, 전자지불 서비스 등의 활성화에 힘입어 오는 2005년에는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4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동전화 서비스 컨설팅, 시스템, 장비 등의 해외수출이 올해를 기점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초부터 IMT2000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시작될 경우 현재까지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CDMA방식뿐 아니라 WCDMA분야에서도 정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전화는 전화통신 수단을 넘어 전통산업을 IT화시켜주는 핵심적인 매개수단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제=그러나 앞으로는 이동전화 사업자들은 양적인 가입자 유치경쟁보다 서비스 품질향상 등 질적 경쟁에 치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우선 이동전화사업자간 이전투구식 싸움을 지양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선의의 경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이동전화시장 성장의 원동력이된 이용자들에게 성장의 결실을 나눠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미 서비스 개발 및 장비 비용을 회수한 부가서비스는 무료 또는 저가 서비스화시켜야 하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개발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정통부는 이동전화시장의 질적 향상을 위해 상반기중 저렴한 멀티미디어 동영상 서비스 요금을 도입, 전반적인 이용요금 체계와 이용제도의 개선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증진하고 사업자간 경쟁을 촉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2㎓ IMT2000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통해 국민이 보다 다양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주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동전화가 전화기능을 넘어 데이터통신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와 관련된 모바일 비즈니스, 모바일 금융 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에 대한 법적·제도적 개편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