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체들의 세계시장 공략 핵심은 ‘디지털’과 ‘고급화’로 요약된다. 삼성, LG, 대우는 백색가전만으로는 더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 아래 시대의 흐름을 적극 반영, 디지털기기와의 데이터호환을 위한 디지털가전으로 발빠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백색가전분야에서는 미국 GE와 월풀 등이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AV분야에서는 일본의 소니가 평정한 상태. 이런 상황에서 국내업체들이 공략할 부분은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활성화가 덜된 디지털가전분야다. 이 가운데서도 가정내 각 가전기기를 한데 연결해 원격 제어할 수 있는 홈네트워킹지원 가전분야를 주요 공략무기로 삼았다.
◇세계 가전시장 제패 시동=대표적인 디지털가전 제품인 디지털TV는 삼성과 LG 모두 자신있는 품목이다. 기술력면에서는 양사 모두 해외 어느 업체와 겨뤄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특히 삼성은 최근 세계 TV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소니와 미국에서 같은 레벨로 전시, 판매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는 데 상당히 고무된 상태다. LG도 디지털TV분야에만 1조5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최고의 브랜드로 인식된 ‘제니스’를 활용하면 디지털TV 1위는 어렵지 않다고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디지털TV분야에서 50, 63인치 HD급 PDP TV와 37인치 PDP TV를 디지털지상파방송이 시행중인 미국, 캐나다는 물론이고 유럽과 일본, 중국시장 등으로 공략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디지털제품 최초로 시장점유율 10%를 넘어선 DVD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현재 49%이던 디지털제품 판매비중을 올해 68%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국내 고급·전문 유통점인 베스트바이(BestBuy), 시어스(Sears), 서킷시티(Circuit City), 콤프USA(CompUSA) 등과 손잡고 별도의 제품 코너를 운영하는 등 미국 유통중심가에서 지속적이며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단품수출과 함께 무선랜, 전력선통신, IEEE1394 등을 통합한 기술을 중국, 동남아,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LG전자 역시 디지털TV분야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할 계획이다. LG는 종합 디지털가전분야 세계 1위 전략에 따라 2005년 디지털TV 관련 사업분야 제품별 전세계 시장점유율을 각각 디지털TV 20%, 디지털 벽걸이TV 20%, 완전평면 및 LCD모니터 25%, 완전평면TV 20%, 완전평면 브라운관 25% 등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백색가전의 디지털화에도 주력, 가전제품에 디지털 인터넷기능을 추가해 기존 백색가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인터넷냉장고, 인터넷세탁기, 인터넷 전자레인지를 개발, 세계 최초로 판매중이다. 또 이들 제품을 디지털TV와 연결해 가정에서 사용되는 모든 가전제품을 네트워크화하는 홈네트워크사업을 미래승부사업으로 집중육성할 방침이다.
◇생산기지 글로벌화=세계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가전업체들은 생산기지 글로벌화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해외법인은 생산법인 24개, 판매법인 34개, 연구소 10개 등을 포함해 총 89개다. 멕시코, 미국, 브라질, 영국, 스페인, 헝가리,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지에 생산 및 판매법인을 확보하고 있다. 제품의 디지털화를 서두르고 있는 백색가전분야에서 현재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을 중심으로 한 5국6공장 체제를, 중국 상하이에 제2부지를 건설하는 등 9개국 11공장 체제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LG전자 역시 국내 구미공장을 디지털TV, 벽걸이TV 등 첨단 디지털TV사업분야의 총괄 생산기지로 삼는 한편 멕시코와 폴란드, 중국 선양 등 해외 생산기지도 함께 확충,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수출을 위한 교두보로 해외기지를 활용, 신속한 제품공급 및 물류비 절감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수익성 확대로까지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사진; 삼성, LG, 대우는 백색가전으로는 더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 아래 시대의 흐름을 적극 반영, 디지털기기와의 데이터호환을 위한 디지털가전으로 발빠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