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규제’ 통신 3인방 `암초`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합병 결렬, 조만간 발표될 이동전화 상호 접속료 조정 등 요인으로 ‘비대칭 규제’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혔던 하나로통신, LG텔레콤, KTF의 향후 주가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통신 3강 구도를 만들겠다는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합병이 무산됐다는 발표가 나온 데다 LG텔레콤과 KTF에 큰 폭의 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전망됐던 이동전화 상호 접속료 조정도 예상 수준을 밑돌 것이란 의견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재료들은 저평가돼 있던 이들 종목의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끈 원동력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망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두루넷과의 합병이 무산됐다는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1일 하나로통신의 주가는 하한가까지 추락한 6560원으로 마감됐다. LG텔레콤도 지난주 대비 7.58% 떨어진 9750원으로 장을 마쳤다. LG텔레콤에 비해 접속료 조정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되지 못했던 KTF의 경우 3%선에서 하락폭이 머무는 듯 했으나 장 후반 들어 하락폭이 확대되며 6.25% 떨어진 4만3500원으로 마감됐다. 후발사업자인 드림라인도 하나로통신 합병 결렬 소식으로 주가가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하나로통신은 이날 조회 공시를 통해 “두루넷이 전용회선 부문을 SK텔레콤에 매각하기로 함에 따라 통합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두루넷과의 통합협상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두루넷은 현재 “통합이냐 결렬이냐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않았다”고 말해 시장의 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

 일단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 모멘텀이 상실돼 당분간 추가 상승 여력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쏟아냈다.

 하지만 하나로통신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 데다 하반기에는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아 장기적으로는 주가의 점진적인 상승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전상용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합병 기대감이 높았다는 점에서 실망 매물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단기적인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그러나 향후 긍정적인 성장성 및 수익성 전망이 가능한 만큼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으며 조정시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텔레콤과 KTF는 정부의 이동전화 상호 접속료 조정이 임박한 가운데 이로 인한 수혜가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전망되며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접속료 조정으로 KTF는 지난해 접속료 수익을 기준으로 400억원 정도가 감소하고, LG텔레콤은 당초 예상(3000억원)에 크게 못미치는 100억원 정도의 수익증가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업계의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LG텔레콤은 그동안의 기대감이 주가에 크게 반영된 만큼 실망 매물 출회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KTF는 기대감이 주가에 크게 반영되지 못한 만큼 상대적으로 주가 조정의 폭은 작을 것이란 설명이다.

 진영완 한화증권 연구원은 “하나로통신, LG텔레콤, KTF 등 3사는 그동안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던 정부의 비대칭 규제가 시장의 기대만큼 진척되지 못하면서 단기적으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지만 “올해 이들 종목의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진 연구원은 또 “현재는 정부의 통신 3강 구도 및 비대칭 규제가 차질을 빚고 있지만 정부의 수정안이 어떻게 제시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망은 정부의 행보를 지켜본 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