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외국회사 체질?

 난 외국계 회사 체질인가 (기고-유순신 사장)

 

 G씨는 국내 대기업에서 20여년을 근무한 중견 사원이다. 노력형이라 회사에서 새로운 사업부서가 생길 때마다 불려다니면서 사업의 기초를 다지는 일을 해왔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중요한 분야를 다 거친 만큼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일을 맡겨도 자신 있다 싶었기 때문에 한 외국계 회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을 때 선뜻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매우 만족스럽고 화려하게까지 보였던 그의 전직, 그러나 1년도 못 가서 회사를 그만두었다. G씨는 업무능력으로 보자면 손색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체질상 외국계 기업에 맞지 않았다. 1분 1초의 근무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회사의 철저한 관리, 팔방미인보다는 한 우물만 파는 우직한 전문가를 요구하는 환경, 체면이고 정이고 봐주지 않는 인사고과 등. 결국 G씨는 자신에게 익숙한 문화와는 전혀 이질적인 기업문화 속에서 좌충우돌하다가 스스로 포기하고 말았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외국기업에서의 근무를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기업과는 다른 그들만의 기업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면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멋있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벗어 던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외국기업에 적합한 직장인의 체질을 살펴보자.

 첫째, 평가에 뻔뻔해야 한다. 내가 낸 보고서, 내가 한 일, 나의 1분기 업무평가에 대해 누가 낙제점을 주든 빨간 딱지를 주든 충격을 받지 않고 만회할 용기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필요하다면 싸움닭이 돼야 한다. 우는 아이에게 젖을 준다는 우리 속담도 있다. 자신의 의지를 똑바로 표명하고 더 나아가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논쟁도 불사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셋째, 회사 생활이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환경이니 만큼 그 긴장을 적당히 즐길 줄 아는 성격이라야 한다. 하루 종일 여유 없이 돌아가는 생활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능력에 따른 대우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나이가 어린데도 상사이거나 승진이 더 빠르거나 혹은 나는 남자고 저 사람은 여잔데 왜 나보다 저 여자가 더 받느냐고 불평할 사람은 가능하면 그냥 20세기에 사는 게 좋다.

 자신의 경력관리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자신의 성향부터 체크해 봐야 할 것이다. ‘나는 외국기업에 맞는 체질인가, 국내기업 체질인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