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정부 출연연구소의 차기 기관장 공모가 동시에 시작됨에 따라 과학기술계가 술렁이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5개 연구이사회는 최근 5월 중순 임기가 만료되는 산하 10개 연구원장 공고를 내고 일제히 원장 공개모집에 나섰다.
5개 연구이사회 가운데 기초·공공·산업 등 과학기술 관련 3개 연구회는 총 7개 출연연이 원장 공모 대상이다. 산업기술연구회는 전기연구원과 화학연구원이, 공공기술연구회는 해양연구원이 공모를 실시한다. 특히 기초기술연구회의 경우 과학기술연구원(KIST)·생명공학연구원·기초과학지원연구원·천문연구원 등 산하 4개 연구원장이 모두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동시에 공모를 실시하게 됐다.
이처럼 7개 과학기술 관련 출연연이 동시에 기관장 공모를 실시하면서 어떤 인물들이 공모에 참여할지에 과기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현 원장들 모두가 연임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원장 임기는 3년이지만 선임 후 체제정비에 1년, 사업계획 작성에 1년을 허비하며 일다운 일을 한 기간은 마지막 1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연임이 보장돼야 연구원을 제대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현 원장들은 지난해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기계연구원 황해웅 원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일부 원장의 경우 황 원장이 이사회에 의해 연임이 결정되자 연임에 대한 희망을 갖고 1년 전부터 사전정지작업을 해왔다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하지만 현 원장들에 대한 해당 연구원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아 연임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 출연연 연구원은 “정부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많은 연구원이 직장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현 기관장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의지조차 없었다”며 “정부 출연연구원들의 사기저하는 현 원장들의 책임도 크기 때문에 대부분 교체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일부 원장은 너무 독선적이고 권위적이라는 이유 때문에 연구원들이 연임을 반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처럼 현 원장들이 연임 의지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아직 경쟁자들은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고 있어 각 출연연은 ‘정중동’의 상태다. 하지만 오는 11일 공모가 마감되면 새로운 출연연구원장 지망자의 전모가 드러나 출연연이 크게 술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서류를 접수한 인물이 밝혀지면 해당 당사자 및 지원 세력간에 상대방 깎아내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지난해 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공모 때처럼 투서가 난무하는 등 과열경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