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부하제어 시장 잡아라"

 전력부하제어(LA:Load Aggregator)시장을 선점하라.

 발전노조 파업으로 전력수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발전소와 수용가 사이에서 전력수급을 조절하는 LA사업이 올 하반기 국내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전력기기업체들의 시장쟁탈전이 불붙고 있다.

 국내 전력시장은 거대 공기업(한전)이 독점하는 구조였으나 지난해 전력산업 민영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6개의 발전자회사와 전력거래소가 생기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특히 발전소에서 수용가에 이르는 전기공급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민영화, 오는 8월께는 특정지역의 전력배전을 담당하는 LA사업이 시범적으로 실시될 전망이다.

 LA사업은 관할지역의 전력수요를 제어하고 발전회사에서 최적가격으로 전력을 사오는 ‘전기유통업’에 해당하며 전력수요가 예정된 용량을 넘어설 경우 수용가의 중요도에 따라 전력공급을 제한하기도 한다. 이러한 LA사업은 민영화된 미국 전력시장에서는 보편화된 전기유통구조인데 각 수용가마다 거미줄같은 전력수요 감시망을 설치하고 자동화된 전력분배와 요금산정을 위해 막대한 신규설비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LG산전과 삼성에버랜드는 관련 그룹사의 방대한 전력수요를 기반으로 올해부터 열리는 LA시장에 진출하려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예컨대 삼성그룹이 사용하는 전력수요에 대해 삼성에버랜드가 각 발전소와 연간계약을 맺고 공급하는 형식이다.

 이에 따라 한 도시의 전력부하를 제어하는 데 필수적인 전력제어설비와 원격검침기기, 전력관리용 소프트웨어(SW)패키지 등을 포함하는 토털 전력부하제어솔루션 국산화가 전례없이 활기를 띠고 있다. 누리전기시스템과 젤파워, 누리텔레콤 등 전력제어기기 전문업체들은 LA관련 제어기기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제품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산전의 한 관계자는 “발전뿐만 아니라 송전·배전·전력판매 분야도 민영화되면서 새로온 전력시장이 열리고 있다”면서 올해는 전력부하제어시장을 선점하는 데 기술개발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해 첫번째 LA 시범사업이 유력시되는 지역은 창원이나 포항, 울산 등 전력수요가 많은 지방공단이며 앞으로 지역별 LA사업자가 계속 생겨 오는 2006년께는 LA시장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