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도메인업체인 미 베리사인이 하반기에 국내시장에 직접 진출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 베리사인은 올 하반기에 가칭 베리사인코리아라는 별도법인을 설립키로 하고 계열사인 네트워크솔루션(NSI)의 한국담당 김진 씨를 지사장으로 내정하는 한편 강남일대에 사무실을 물색하고 있는 등 국내시장 직접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해외 도메인업체는 그동안 국내에서 등록대행업체를 선정하거나 한글사이트를 통해 국내시장 공략을 펼쳐왔으나 별도법인 설립 형태로 직접 진출을 시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베리사인은 이달말 무선인터넷 숫자도메인서비스인 ‘웹넘버’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국내 진출을 시도하고 있어 관련업계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사장으로 내정된 김진 씨는 이에 대해 “모기업이 하반기에 현지법인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본사로부터 구체적인 지사 설립방안 및 사업계획에 대해 아직 전해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베리사인의 마케팅담당 총괄인 로버트 피터와 웹넘서비스 총괄인 팀그리스 월즈가 지난달말 일주일 간격으로 방한, 등록대행업체와 이동통신서비스업체 관계자를 폭넓게 만나고 돌아간 것도 지사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로 분석되고 있다.
베리사인은 ‘.com’ ‘.org’ ‘.net’ 등 최상위 도메인 80% 운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 최대 도메인업체로 국내에서만 170만개 도메인을 관리하면서 도메인 1개당 등록수수료 6달러씩 연간 총 120억원 규모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베리사인은 이번 직접 진출을 계기로 후이즈, 가비야 등 국내 12개 등록 대행업체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com 재등록률을 높이는 한편 도메인등록 요금 대납, 로컬 웹넘서비스 추진 등 본사 업무 일부를 지사에 이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올해말에 설립될 가칭 베리사인코리아는 이와 관련해 이달말 국내에 서비스될 ‘웹넘버’ 서비스 개시가 점차 안정화될 경우 국내 협력사인 더나인(대표 문성광)과 공동으로 이 업무를 전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무선인터넷분야에서도 구체적인 타당성 조사를 벌인 후 관련솔루션을 내세워 시장참여를 검토할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인터넷등록대행업체 한 관계자는 “베리사인의 직접진출은 한국시장이 세계 5위권 도메인 강국인데다 웹넘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최적의 테스트장이라는 측면에서 이뤄졌을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숫자도메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와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예고된다”고 말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