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를 구동하는 드라이버 집적회로(LDI)가 한국을 대표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주력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LDI는 TFT LCD 모니터와 STN LCD 이동전화단말기의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폭발적인 수요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삼성전자·삼성SDI·LG필립스LCD 등 국내 패널업체들의 선전에 힘입어 국산 제품의 시장 장악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지난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판매한 국산 LDI는 전체 세계시장의 30% 이상을 차지, 히타치·샤프·세이코엡슨 등 일본산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업계는 올해 저전력소모나 고해상도면에서 기술력 우위를 점해 세계시장을 석권한다는 계획이다.
국산 LDI가 일본업체의 제품을 제치고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되면 D램이 아닌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세계 1위의 제품을 배출하게 돼 비메모리 반도체 수입국의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해 LDI 제품군으로 약 4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TFT LCD용과 STN LCD용에서 각각 샤프·히타치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약 30%의 매출 성장을 거둬 전체 시장점유율에서 업계 1위로 올라서는 한편, 내년에는 개별 품목에서도 각각 1위를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저전력 소모기술을 개발하고 0.18미크론으로 공정을 미세화해 가격경쟁력을 높이며 최근 출시한 6만5000컬러 STN LCD용 신제품에 이어 유기EL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제품군을 잇따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하이닉스반도체(대표 박종섭)는 이 분야에서 지난해 약 2억달러의 매출을 거둔 데 이어 올해도 20%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다. 이미 6만5000컬러 STN LCD용 LDI를 양산, 일본의 단말기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있는 하이닉스는 내달중 이동전화단말기에 탑재할 수 있는 26만컬러 소형 TFT LCD용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며 저온폴리·유기EL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LDI도 개발중이다. 이 회사는 흑백 STN LCD용 제품군의 생산은 줄이고 고부가가치 컬러 제품군의 생산은 확대, 내년 시장점유율을 15%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리디스테크놀러지(대표 안성태)와 토마토LSI(대표 신명철·최선호), 실리콘웍스(대표 한대근), 픽셀칩스(대표 안광수) 등의 벤처기업들도 잇따라 STN LCD 및 TFT LCD용 상용제품을 내놓고 대만·일본업체들과 수주계약에 나서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국산 LDI가 패널업체의 협력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저전력기술 및 원가경쟁력을 강화하면 1∼2년 안에 시장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