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대덕 IT포럼>주제발표-국내 IT 벤처기업의 효율적인 자금 조달 전략

 ◆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본부장 이구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자금 조달 패턴은 사업 초기에는 창업자의 시드머니, 지인들의 자금, 정부의 정책 금융 등 간접 금융방식을 통해 기술개발 자금 등을 조달한다.

 일정 기술개발이 완료된 후에는 마케팅 또는 추가 기술개발 단계에서 벤처캐피털 등을 대상으로 펀딩을 통해 2차 자금을 조달하고 매출 규모가 일정 규모 이상 궤도에 오르면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관례다.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하나의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다.

 최근 코스닥을 하나의 목표로 하는 업체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코스닥에 등록하는데 최소 4∼5개월 걸리며 실질적으로는 코스닥 등록을 위해 주간사 선정 등 1년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성공적인 IPO를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주가 측면만을 고려한다면 엔젤보다는 벤처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이, 공모 증자보다는 사모증자가, CB나 BW보다는 직접 주식을 통한 자금 조달이 각각 유리하다.

 특히 CB나 BW를 통한 자금 조달의 경우 전환 가격도 중요하지만 전환 가격을 조정하는 리픽싱(refixing)조건, 바이백(buy-back)조건 등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개인적으로는 IPO측면에서 벤처캐피털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고 본다.

 특정 벤처캐피털보다는 국내 2, 3개 벤처캐피털을 통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공신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

 여러 명을 대상으로 한 엔젤은 다소 불안정하다.

 한 마디로 벤처캐피털, 프라이머리 CBO, 엔젤 순으로 자금 조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코스닥 등록전 펀딩은 IPO후 대주주의 지분율 등 지배 구조와 적정 자본금을 고려해 조달 규모를 정해야 한다.

 거래소 상장 법인의 경우 대주주와 특수 관계인의 평균 지분율이 35%대로 비교적 높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낮을 경우 코스닥 등록후 주가 형성에 비교적 불리하다. 납입 자본금은 가급적 적게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코스닥에 가려는 업체라면 적정 자본금을 먼저 등록한 회사와 비교해 꼼꼼히 챙겨야 한다. 매출액의 10%가 적정 자본금으로 생각한다.

 지분 구조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IPO를 하면 지분율이 떨어지게 돼 있다. IPO 전보다는 후의 지분율을 생각해서 지분율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스톡 옵션을 굉장히 남발하고 있다.

 나눠먹기식의 스톡 옵션은 취지와 전혀 맞지 않다. 주려면 회사 기여도를 생각해 1, 2명에게 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

 코스닥 등록후 주가 형성에 유리하고 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하거나 자본금이 과도해 정작 본격적인 자금 조달을 극대화하는 시점에서 코스닥 등록후 증자를 할 수 없는 기업들도 많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IPO는 벤처기업의 최종 목표가 아니라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이며 대규모 자금조달이라는 이점도 있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각종 공시의무 등 책임과 의무가 수반된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IPO의 적정시기는 회사의 기술력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해 일정의 매출이 발생, 기술력 검증이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에서 자금 확보를 통해 본격적인 성장이 가능한 시기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술개발 능력만 보유한 엔지니어형 창업자의 경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IPO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M&A 등을 적극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정책적으로는 현행 코스닥 등록 규정 가운데 일부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코스닥 등록 규정 가운데 업체의 공모 규모를 30%로 정해 놨는데 이는 벤처기업이 IPO전에 대부분 펀딩을 해 창업주의 지분율이 매우 낮다는 사실에 비춰 볼 때 지나치게 높은 비율이다.

 따라서 공모 규모를 최소 10% 이상, 최대 30% 이내에서 기업이 자본금 규모 및 지분 구조 등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창업주의 지분이 낮거나 신종 업종의 경우 등록후 주가 예상이 불투명한 경우 최소 비율만 공모한 후에 등록후 주가를 감안해 추가 공모하는 방식을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등록후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기회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코스닥 등록후 1년간 유상 증자를 금지하는 행정 지도는 해외 CB, BW를 남발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 없는 기업에까지 획일적으로 공모 비율을 적용, 증권시장에 공급을 증대하는 비효율이 발생되고 있으므로 개정이 필요하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