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닥 IT업체들의 수익성이 사상 최악의 결과를 보임에 따라 향후 1분기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적 시즌을 맞아 지난해 실적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에서 다음달 예정돼 있는 1분기 실적이 향후 1년간의 투자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결산 397개 IT기업들의 실적은 전체 매출은 25조3630억원으로 지난해 18조3538억원에 비해 38.1% 증가했다. 하지만 경상손실 291억5200만원, 순손실 5099억7600을 기록, 외형만 다소 커졌을 뿐 오히려 밑지는 장사를 한 셈이다.
지난 2000년 순손실 1억원과 비교해 볼 때 그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한국정보통신·한통하이텔·현대멀티캡 등 지난해 적자로 전환된 코스닥 IT기업은 98개에 달했다. 지난 2000년 44개사에 비해 무려 2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이에 반해 흑자전환기업은 6개사에 불과했다. 이 역시 지난 2000년 16개사에 비해 10개사가 줄어들어 적자전환은 늘어난 반면 흑자전환은 감소했다. 2년 연속 적자를 지속한 기업 역시 44개사로 전체 조사대상 397개사의 11%에 달했다.
지난해 실적결과의 특이점은 통신서비스업체들의 분전이다. 지난 2000년 코스닥 IT기업들의 순손실이 1억원을 기록했던 것은 이른바 코스닥시장의 빅3로 분류되는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의 적자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LG텔레콤은 1543억73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하나로통신은 244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그 폭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실적 결과는 1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적이 갖는 의미는 1분기 실적과 얼마나 연동되느냐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해 실적에 이은 1분기 실적 결과가 향후 중요한 주가 잣대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특별한 주도주가 없는 가운데 실적위주의 장세가 펼쳐지면서 지난해 실적에 이은 1분기실적이 향후 주가의 바로미터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현재로선 통신서비스업체를 중심으로 한 내수우량주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수출주들의 도약이 예상된다. 수출경기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실적과 연계되려면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수출 IT주들의 실적개선이 예상되지만 수출이 상승탄력을 받으려면 2분기는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1분기는 지난해 실적의 바통을 이어받아 통신주들의 실적개선이 기대된다.
이필호 신흥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속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기관들의 코스닥 시장 대응전략은 등록업체들의 1분기 실적개선 여하에 따라 바뀔 수 있다”며 “실적개선이 점쳐지는 통신주와 우량IT주를 중심으로 2분기 이후 매수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점진적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하드웨어주의 실적우량이 점쳐지고 있으며 후행업종인 소프트웨어, SI업종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의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 신흥 실적주로 등장한 엔터테인먼트주들이 가세도 눈여겨 볼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