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업종이 2분기를 기점으로 점진적 상승 국면에 들어가 하반기 실적 확대를 바탕으로 주가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수요 격감과 수익성 악화로 최악의 실적을 거둔 SW업체들은 올 2분기부터 서서히 개인용 SW 수요가 되살아나고 4분기 정부·금융권·기업 IT투자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극도로 위축된 주가의 움직임을 반전시키는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지난 2일 발표된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올 2분기 SW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16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함으로써 이러한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다.
이번에 발표된 BSI는 올 2분기 SW산업 경기가 개인용, 패키지 등 개별 부분에 국한된 호전 양상이 아니라 패키지, 시스템통합(SI), 디지털콘텐츠, 보안 등 전 분야에 걸친 전면적 양상이 될 것이란 분석을 가능케하고 있다. 패키지SW와 SI부문의 지수가 각각 173과 165를 나타내면서 이 분야의 성장세가 전체 SW부문을 선도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증시 전문가들은 다소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국내 SW시장 규모가 전년에 비해 35%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공통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물론 전년의 IT시장이 워낙 극심한 침체기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의 성장률은 평년 수준을 회복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지만 SW산업의 특성상 4분기에 실적과 매출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하반기 고성장은 충분히 예상가능한 일이다.
증시 일각에서는 경기 후행 업종인 SW주들이 지난해 9·11 미국 테러 이후 바닥을 치고 급성장한 하드웨어(HW) IT부문에 비해 절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태며 빠르게 회복되는 HW부문이 곧 SW수요로 이어진다면 지금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SW주 매수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2분기부터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게임, 백신 등 개인용 SW주 중심의 완만한 상승세가 전반적인 SW주 주가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를 대표주로 한 게임종목과 안철수연구소 등 보안주들의 안정적인 주가흐름 형성이 주가회복의 ‘첫단추’의 의미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3분기는 SW업종에 있어 그다지 큰 호재가 없는 기간으로 꼽힌다. 여름 휴가철이 끼여있기는 하지만 전체 SW수요의 70% 가량인 기업용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4분기 본격적인 실적 호황기에 대비한 SW주들의 숨고르기 국면이 계속될 공산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포함해 현정부 마지막 분기가 될 4분기는 정부 및 공공기관의 SW수요 및 IT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공부문 비중이 높은 핸디소프트, 퓨쳐시스템 등의 약진이 기대되며 공개키기반구조(PKI) 사업자인 소프트포럼, 이니텍 등도 금융권 수요에 맞물려 선전이 예상된다. 이와함께 전사적자원관리(ERP), 그룹웨어 등의 부문도 민간 기업의 IT투자 확대가능성에 따라 동반 상승이 예견되고 있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W종목의 완연한 회복국면 진입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2분기부터 최악이었던 작년 분위기를 만회하는 선에서의 주가상승 움직임을 보이다가 2분기 이후 실적개선에 대한 모멘텀이 만들어지고 그에 대한 검증절차를 거쳐 상승세는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