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의 낮 방송 허용 등 방송시간 전면자율화를 두고 방송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 양분되면서 뜨거운 공방전이 벌어졌다.
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지상파방송의 방송운용시간 현황과 정책방안’이란 주제로 열린 방송위원회 주최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9명의 방송 관계자는 각기 지상파방송의 방송시간 연장에 대해 매체의 균형발전, 시청자 권익보호, 방송자율화 등 각계의 입장을 대변하며 찬반 논쟁을 벌였다.
우선 발제를 통해 최충웅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방송시간 연장으로 기대되는 효과와 매체간 균형적 발전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합리적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며 “우선 전면 자율화를 전제로 단계적인 지상파방송 운영시간 확대 방안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원군 KBS 편성국장과 주영호 SBS 편성팀 연구위원은 궁극적인 방송자율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방송시간 자율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지상파방송의 낮시간대 방송 허용을 주장했다.
반면 한강우 월드와이드넷 편성이사와 김상헌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콘텐츠사업단 부장은 현재 지상파방송 3사가 방송 광고의 90% 이상을 점하고 있다며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이 정착되기 전에는 지상파방송의 낮시간 방송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광고 수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이블방송의 경우 그나마 지상파방송이 쉬는 낮시간대 광고단가가 가장 높다며 지상파의 낮시간 방송이 허용되면 광고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사업 기반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광고단체연합회 대표로 참석한 이명훈 WPPMA코리아 상무와 김인수 에너지관리공단 팀장은 지상파방송의 낮시간 방송이 타매체의 광고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에너지 소비량에도 큰 영향이 없다고 각각 설명하며 낮시간 방송 허용에 대해 찬성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밖에 김택환 중앙일보 미디어 전문기자, 조은기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태현 경실련 미디어워치 부장 등은 현재 지상파방송 3사의 독점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며 각 매체간 균형적 발전을 위해 지상파방송의 전면적인 낮시간 방송 허용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