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에서 사이버강의가 확산되고 있지만 관련 콘텐츠 및 시스템이 부실해 학생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각 대학은 이를 이용, 사이버강의를 확대하고 있다. 굳이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통해 강의를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어 교수나 학생 모두 사이버강의에 호응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각 대학이 사이버강의에 대한 철저한 사전준비 없이 서둘러 강의를 개설하다보니 기대 이하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아직 교수들이 사이버강의에 익숙하지 못해 강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시스템도 부실해 동영상 서비스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학기에 사이버강의를 수강한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 김모양은 “기대를 갖고 사이버강의를 수강했지만 동영상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교수님이 올려놓은 교재만 갖고 공부했다”며 “때문에 성적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지난 학기에 무엇을 들었는지조차 모르겠다”며 사이버강의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학교 측에서 마련한 사이버강의시스템이 부실하다보니 교수와 학생은 수업 관련 사이트를 따로 만드는 등 자구수단을 마련하기도 한다.
교수와 수강생들이 주체가 돼 프리챌이나 세이클럽 등 커뮤니티 포털사이트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강의에 필요한 자료를 올려놓거나 채팅을 통해 서로 강의 내용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다. 이런 사이트들은 시스템이 안정적이고 강의에도 손색이 없어 학교 측이 구축한 사이버강의 사이트보다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과제물을 만들기 위해 조를 편성해 의견을 교환하고 조원간 쉽게 자료공유를 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호응도가 높은 편이다.
외국어대 신방과에 재학 중인 박재진(24)씨는 “시대의 유행에 맞춰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는 학교 측의 안일한 생각이 사이버강의에 대한 불신감을 낳고 있다”며 “학교 측은 원래의 취지에 맞는 사이버강의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더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명예기자=김윤희·외국어대 yoonie@now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