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가전, 대형화·고급화·디지털화된다.’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선 소비심리가 올 봄 혼수시장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혼수제품 평균 구매 비용이 지난해보다 30∼40% 정도 올랐으며 디지털과 대형 고급 가전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주요 전자상가와 전문몰은 지난해 평균 250만원대에 머물던 혼수 구매 비용이 올해는 이보다 100만원 가량 오른 350만원 정도로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다. 또 홈시어터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영상 가전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이마트, 전자랜드21, 테크노마트 등 주요 전자상가와 전문몰은 올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평균 30% 상승한 3530억원, 2600억원, 4100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디지털TV의 경우 작년까지 주요 판매 제품이 29인치 아날로그 TV였다면 올해는 이보다 고급화된 30∼40인치형 디지털TV가 주력 제품으로 바뀌면서 평균 구매가가 60만∼90만원대에서 130∼250만원 정도로 상승했다. 테크노마트 측은 지난해에 비해 디지털TV를 찾는 예비부부가 크게 늘었으며 디지털TV와 아날로그TV의 판매비율도 지난해 3대7에서 디지털방송 개국과 월드컵의 영향으로 올해 7대3으로 역전되었다고 강조했다.
혼수 필수품인 냉장고 용량도 훨씬 커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력이던 500L급 대신 양문 여닫이형 700L급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하이마트 측은 “600∼700L급 대형 냉장고 매출이 작년 초보다 두배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홈시어터도 점차 혼수 품목의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용산전자상가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판매가 미미하던 홈시어터를 비롯한 디지털 영상가전 제품의 비중이 올해 전체 매출액의 20%에 달할 정도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상가측은 이는 “저가형 패키지 상품이 인기의 원인”이라며 “인기있는 모델로는 저가형의 경우 인켈이나 아남의 30만∼40만원대 제품, 수입품 중에서는 60만∼150만원대인 소니나 데논, 야마하 등의 보급형 모델이 비교적 잘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1년까지 꾸준히 판매되던 VCR도 점차 DVD플레이어로 교체되는 추세다. 지난해까지 전자상가와 전자 전문몰에서 기존 VCR와 DVD의 판매비율이 8대2였으나 올해는 4대6의 비율로 나타나 디지털 정보 가전의 판매가 본 궤도에 올랐음을 입증해 주었다.
테크노마트 측은 “DVD플레이어는 국산과 수입제품 둘 다 40만∼70만원대의 보급형 제품이 가장 인기를 얻고 있으며 기존 VCR를 선호하던 인식을 갖고 있는 소비자에게는 DVD와 VCR가 복합된 LG와 삼성의 콤비와 콤보모델이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혼수를 구매할 때 지난해까지 거의 고려되지 않았던 PC와 노트북이 혼수 필수품목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으며 특히 공간 절약을 위해 노트북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등 혼수 가전 풍속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