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서 낯선 여자의 향기가 느껴진다.’
몇년전 유행했던 광고 카피 가운데 하나다. LGCNS와 삼성SDS.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SI업계의 두 라이벌기업이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전문업체인 넥서브(대표 오병기 http://www.nexerve.com) 안에서 함께 숨쉬고 있다. 지난 2000년 7월 LGCNS에서 분사한 넥서브의 사무실 입구에는 아직도 LGEDS Systems’ ASP라는 문구가 뚜렷이 새겨져 있다. LGEDS(LGCNS의 전신)의 기술을 이어받아 ASP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뜻이다. LGCNS의 지분 참여율도 13.8%에 달한다. 그런데 라이벌 삼성SDS도 넥서브의 지분이 3.6%나 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넥서브는 오라클ERP가 중소기업들에 부담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적합한 솔루션을 찾다가 삼성SDS의 유니ERP를 선택했다. 이어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가을 지분참여를 유도했다. 넥서브는 현재 정보통신부에서 진행중인 ‘업종별 ASP 보급·확산사업’을 통해 한국여성경제인협회 20개 회원사에 유니ERP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확보로 어려움을 겪던 사업초기, 삼성SDS의 영업망 덕도 많이 보았다.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ASP 보급사업’에도 유니ERP를 갖고 참가할 예정이어서 넥서브와 삼성SDS와의 협력관계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넥서브의 관계자는 “해외영업 때 LGCNS와 삼성SDS의 투자를 동시에 받았다는 사실이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LGCNS의 뛰어난 서비스 기술과 삼성SDS의 우수한 솔루션을 접목시키는 협력관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와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넥서브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