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업체 한계사업 `가지치기`

 카메라시장의 디지털화가 급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필름업체들이 종래의 아날로그 기업 이미지 탈피와 수익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사업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를 기점으로 전통적인 아날로그 필름시장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디지털분야의 사업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그파·후지필름·코닥 등 주요 필름생산 업체들의 한계사업 정리, 디지털관련 투자 확대 및 사업 강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처럼 아날로그 카메라업계가 디지털분야의 투자확대를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는 것은 아날로그 필름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진행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업계는 올 아날로그 필름시장을 지난해에 비해 3% 성장한 6200만롤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19%대 성장률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비교할 때 극명한 소비둔화여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그파코리아(대표 마티아스 아이혼 http://www.agfa.co.kr)는 경쟁력 있는 고수익성 사업분야에 전념한다는 본사의 중장기 전략을 반영, 지난해말 디지털카메라와 스캐너 사업에서 손을 뗐다. 대신 고도의 출력품질과 세계에서 유일하게 12인치 사이즈까지 인화할 수 있는 사진인화기기(d-lab.2)를 통해 수익성 높은 결혼·아기사진 등 대형 인화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아그파이미지센터(Agfa Image Center) 프로그램을 전국에 소재한 500여개의 아그파현상소에 보급하면서 현상소들의 디지털화를 유도하고 있다.

 필름업체 중 유일하게 디지털미니랩을 생산하지 않고 있는 한국코닥(대표 강동성 http://www.kodak.com)도 일본 ‘노리스’ 사진인화장비를 아웃소싱방식으로 공급, 코닥익스프레스 사진현상소의 디지털화를 적극 유도하는 전략을 세웠다. 또한 휴대폰에 부착하는 폰카메라 사업의 매출 확대를 위해 이미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SK텔레콤과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프린팅 사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며 오는 17일 로드쇼를 통해 소비자들이 인화사진을 찾는 장소를 지정하도록 하는 획기적인 고객서비스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프런티어’ 디지털미니랩 제품으로 디지털사진인화 시장에 제일 먼저 뛰어든 한국후지필름(대표 김영재 http://www.fujifilm.co.kr)도 디지털사진 현상소인 ‘FDi Station’을 130호점까지 늘리고 원하는 고객에 한해 촬영한 필름을 CD에 보관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프런티어기기를 통해 촬영한 사진을 엽서, 명함, 캘린더 등 다양한 형태로 출력한 뒤 CD로 보관할 수 있다.

 이미 야후코리아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후지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변화를 감안해 앞으로 온라인 쇼핑몰 등 신유통망 시장개척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제휴도 모색한다.

 한편 한국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미니랩’으로 불리는 디지털방식의 사진인화기시장에서 한국코닥(38%)이 최대 점유율을 기록한 데 이어 한국후지필름(33.1%), 코니카(19.2%), 아그파(3.8%)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