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극장 시대 `활짝`

  우리나라에서도 전용극장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최근 국내 최초의 단일 공연작품 전용극장인 정동 난타 전용관이 국내외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 7월에는 독특한 뮤지컬 퍼포먼스로 브로드웨이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델 라 구아다(Del La Guarda) 전용극장이 세종문화회관 옥외 주차장 부지에 세워진다.

 이에 앞서 2, 3월에는 각각 창극 전용극장과 애니메이션 전용극장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여는 등 전용관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대중문화에 대한 기호가 다양해지고 특정 분야에 대한 고정 수요층이 확보됨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콘텐츠별로 더욱 세분화된 전용극장 설립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번째 설립되는 단일 작품 전용관=오는 7월 문을 여는 델 라 구아다 전용극장은 난타 전용관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되는 단일 공연작품의 전용극장. 델 라 구아다는 95년 아르헨티나에서 처음 공연돼 97년부터 브로드웨이에 입성, 폭발적인 반응을 거둔 뮤지컬로 기존 뮤지컬의 형식을 깨뜨리고 10여명의 출연자가 로프에 매달려 날아다니며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독특한 방식 때문에 브로드웨이에서도 큰 화제가 됐었다. 이 때문에 기존 공연장과는 다른 탁트인 전용공간이 요구됐는데 이렇게 물색된 장소가 바로 세종문화회관 옥외 주차장 부지 1000여평. 제작을 맡은 엠컨셉트와 빌라빌라는 오는 9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델 라 구아다 제작발표회를 갖고 작품 및 전용극장 건립에 관한 내용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번 델 라 구아다 전용극장은 단일 작품 전용관의 시조격인 정동 난타 전용관의 흥행 성공에 힘입은 바 크다. 난타 전용극장은 하루 2회 공연에 객석 291석이 거의 매회 매진되는 성공을 거두며 지난달 중순에는 마침내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 같은 성공으로 오는 12일에는 난타 2호점격인 강남전용관이 개관한다.

 ◇장르별로 세분화되는 전용극장=단일 작품은 아니지만 장르별·콘텐츠별로도 다양한 전용극장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29일 에이엔디코리아가 분당에 문을 연 108석 규모의 초림입체시네마는 국내에서 처음 설립된 애니메이션 전용 소극장이다. 초등학교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입체영화만을 다루며 국내 기술에 의해 개발된 작품을 상영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1호 초림점을 시작으로 이를 전국적인 체인점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에이엔디의 구상이다.

 창극 전용극장도 생겼다. 한국창극원은 200석 규모의 인사동 예술극장을 빌려 창극 전용극장으로 지난 2월 1일 오픈했다. 1년 동안 창극만을 공연하게 되는 이 전용관은 특히 월드컵을 맞아 인사동 거리를 찾는 중국 및 일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국 창극의 진수를 보여줄 계획. 이밖에 뮤지컬만을 공연하는 전용극장이 지난해 일산과 분당에 개관한 바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