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해외시장에 수출되는 등 국제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소프트웨어 자산축적 및 기술개발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컴포넌트 기반 개발(CBD:Component Based Development)이 국내 소프트업계의 화두로 부상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소프트웨어를 더욱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미 개발한 소스와 자원을 다시 사용함으로써 개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대형 공공기관의 정보화 프로젝트를 CBD 방식으로 진행토록 권장하는 등 CBD 확산에 주력하는 것도 정책의 가닥을 제대로 잡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잘 알다시피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의 하나인 CBD는 건축용 블록으로 집을 만드는 것처럼 프로그램 논리(logic)를 독립적으로 구성해 기본 컴퓨터 하드웨어 구조(아키텍처)와 설계도에 따라 프로그램을 맞춰 나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프로그램을 재사용할 수 있고, 다른 프로그램과의 호환성 및 이식성이 우수해 소프트웨어의 개발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이 CBD를 선도개발기술 과제의 하나로 선정하고, 세계적인 기업들이 컴포넌트 개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아직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지만 기존 소프트웨어 자산을 재사용할 수 있는 컴포넌트 표준이 마련될 경우 엄청나게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IDC에서는 세계 SW컴포넌트 시장규모가 지난 2001년 55억달러 규모에서 2005년 300억달러로 앞으로 4년 동안 5.5배 가량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할 정도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SW컴포넌트컨소시엄이 내놓은 ‘소프트웨어 컴포넌트산업 현황’에 따르면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의 컴포넌트 도입이 늘어나고 객체지향의 컴포넌트 개발 기법이 대세를 이루면서 국내 SW컴포넌트 시장은 올해 전년대비 275% 늘어난 933억1800만원으로 확대되는 등 오는 2004년까지 연평균 130%씩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오는 2004년이면 3000억원대의 거대한 내수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좁은 내수시장을 놓고 이전투구해야 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계로서는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SW컴포넌트산업이 대안으로 자리잡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전자정부 등 공공부문의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CBD를 우선 도입하느냐, 정보화 지원사업 중 일부 프로젝트를 CBD로 의무화하느냐, 한국전산원이 프로젝트 관리방법론으로 CBD를 채택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철강·금융·물류·유통 등 주요 업종에서의 컴포넌트 아키텍처 개발과 응용 컴포넌트 개발자금 지원 확대도 변수다.
차제에 소프트웨어 제품에 대한 품질인증도 강화해야 할 것 같다.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국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품질인증이 강화되고는 있으나 아직은 버그 발생 등 문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정부 차원에서 컴포넌트 기술 개발,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표준화 활동, 완성품 유통에 대한 지원도 늘려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효율적인 통합 개발환경을 추구하는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