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스물 하나, 백만 스물 둘, 백만 스물 셋….”
모회사 건전지 광고에 등장하는 백만돌이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 국내외 전시 대행과 온라인 전시정보 서비스 전문업체인 케마(http://www.kema.co.kr) 구경숙사장(35)의 첫 인상에서 풍겨지는 느낌이다.
지난 97년 해외전시회 전문인력과 전시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립된 케마는 그해 11월 정통부 지원 해외전시회 제1차 지원대상으로 선정돼 ‘커뮤니케이션 98 인 싱가포르’에서 최초의 한국관을 구성, 해외 전시회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국내 최초 한글 해외전시회 정보은행인 페어뱅크(http://www.fairbank.co.kr)를 개설한 것을 비롯, 중국·일본·브라질·영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홍콩·바레인 등으로 끊임없이 대행지역을 확대해 왔다.
“앞만 보고 뛰어왔는데도 지금까지 항상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얼마 되지 않는 자본금도 몽땅 날려봤고 동고동락하던 직원들과 이별할 수밖에 없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든든한 해외 파트너 영입으로 다시 한번 머리속에 그리던 사업들을 이끌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케마는 얼마 전 싱가포르에 퓨처리스틱엑스비션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상반기중 국내에도 자본금 3억원의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합의하고 이를 추진중이다.
구 사장이 그리는 전시산업은 단순한 전시 에이전트에 그치지 않는다. 3D 온라인 전시솔루션 등 소프트웨어 뿐만이 아니라 전시구조물, 스마트카드시스템 등 하드웨어적인 기술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이테크놀로지는 단순히 뛰어난 기술 자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들어진 제품을 잘 파는 것도 하이테크놀로지입니다. 여기에 전시산업의 매력이 있습니다.”
구 사장은 지금까지 한국에 전시사업은 있어도 전시산업은 없었다고 말한다. 이런 국내 전시사업을 산업화하는 데 가교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아울러 국내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전시산업의 ‘아시아 블록화’를 만들 예정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국제여성엑스포와 듀티프리코리아 등의 전시회도 이같은 아시아 블록화 구상을 기반으로 한다.
구 사장의 이동전화 벨소리(슬롯머신의 돈 떨어지는 소리)처럼 한국을 뛰어넘어 아시아 전시산업계에서 대박을 터뜨리기를 기대해 본다.
<글=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