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융합 선두주자인 케이블TV사업자들이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양방향 광대역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진행, 100년 아성을 지켜온 유선통신사업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기간통신사업자의 아성이었던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초저가의 상품을 출시하는 등 벌써부터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M·큐릭스 등 대형 복수케이블TV방송국(MSO)들은 물론 중계유선방송에서 전환한 3차 SO 등 자가망을 확보한 케이블TV사업자들은 최근 단방향 광동축혼합망(HFC) 가입자망을 750㎒에서 870㎒까지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구축하는 최대 870㎒급 HFC는 각각 수십채널의 아날로그 및 디지털방송 송출 외에도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주문형비디오(VOD)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서비스를 탑재할 수 있는 양방향의 ‘초광대역 가입자망’이라는 점에서 통신사업자의 구리동선 네트워크와는 차별화되고 있다.
케이블TV사업자들의 광대역 네트워크 구축은 우선 C&M·한빛아이앤비·큐릭스(구 미래케이블TV)·중앙유선 등 대형 MSO사업자들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최대 MSO로 서울 강동지역 케이블TV사업자인 C&M(대표 오광성)은 지난해부터 사업권역의 절반인 6개 자가망 지역에서 추진해온 870㎒ 기반의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투자를 이달중 완료한다. C&M은 광대역 가입자망을 통해 이달말 디지털TV전송 시범서비스를 전개하는 한편 부가통신서비스 사업을 개시, 지난해 말 현재 1만1000원선인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액을 획기적으로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한강이북지역의 MSO인 큐릭스(대표 원재연)도 도봉 등 6개 전사업 지역의 네트워크를 상반기까지 870㎒급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전 사업구역으로 확대하고 인터넷전화·VOD·페이퍼뷰(PPV) 등 양방향 멀티미디어서비스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12개 사업구역에서 자가망 기반을 확보한 한빛아이앤비(대표 이필상)와 중앙유선(대표 이인석)도 지난해말부터 디지털케이블TV로의 전환을 앞두고 750㎒ 및 870㎒급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3차 전환SO나 중계유선을 인수한 자가망SO들도 대부분 870㎒급 양방향 광대역 네트워크로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추진중이다.
전환 SO인 강서유선방송(대표 도충락)은 최근 가입자망을 870㎒급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지난달 초부터 통신사업자 상품의 절반가격인 1만5300원(모뎀임대료 및 부가세 별도)의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유선방송의 번들로 출시, 1만3000여 초고속가입자를 확보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4차 전환을 준비하고있는 원주유선방송(대표 김희진) 역시 이미 구축한 750㎒ 및 870㎒급 가입자망을 발판으로 1만6500원의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인천 계양과 부평내 20만 가입자를 확보한 북인천케이블TV(대표 최후림)는 중계유선 통합을 발판으로 150억원을 투자해 870㎒급 HFC를 구축중이다.
이밖에도 안양과 수원·천안지역을 사업권역으로 하고 있는 태광그룹도 870㎒급 망 개선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30만 가입자를 확보한 성남·분당지역의 아름방송(대표 박조신)과 서대문케이블TV방송(대표 서병직)도 수십억원을 투자, 상반기중으로 870㎒급 HFC 구축을 완료하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