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분기 실적 발표 주목

 

이번주부터 본격화될 미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에 국내 기업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실물 경기 회복과 IT기업들의 실적 호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경우 국내 기업의 수출 증가와 실적 호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물론 최근들어 미국 시장과 국내 주식 시장의 연동성이 크게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국내 주식 시장이 미국 기업 실적 발표와 주가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 전망이다.

 미국 주요 IT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 일정을 보면 오는 8일 제너럴일렉트릭(GE)을 시작으로 야후(10일), 인텔·모토로라(16일), IBM(17일), 마이크로소프트(18일) 등 시장 지배력이 높은 IT 기업들이 잇따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비해 실적 경고 기업이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기대치에는 못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GE의 지난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 4분기(0.39달러)보다 낮아진 0.34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영업체인 핌코의 빌 그로스가 “지난달 말 GE가 기업어음 등 단기 자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순익 증가도 상당 부분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비난하면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GE의 실적은 미국 증시에는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국내 관련 기업에 주는 영향을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포털업체인 야후는 수익모델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관련 기업들의 향후 수익성 전망에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야후의 올해 1분기 EPS는 전분기(0.03달러)보다 소폭 감소한 0.02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메리 미커는 “야후의 현금 자산 유동화 능력을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향후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긍정적인 시각이 확대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모토로라는 국내 통신 장비주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는 모토로라가 지난 1분기에 주당 0.12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의 0.09달러, 지난해 4분기 0.04달러의 순손실을 낸 것과 비교할 때 손실 규모가 더욱 커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도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주요 관심사다. 지난 3일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IBM, 마이크로소프트, 선마이크로시스템스, EMC, 지벨시스템스 등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순익 전망치를 일제히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MS의 2003년 주당순이익(EPS) 예상치를 2.05달러에서 1.95달러로 낮췄다. 올해 1분기 월가의 평균 주당순이익 전망치는 0.50달러다.

 홍춘욱 굿모닝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분기 미국 IT 기업들의 실적은 개선될 것이지만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며 “이같은 1분기 실적은 경기회복 기대감에 팽배한 기업들의 향후 실적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