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RF부품산업협의회 이재봉 초대 회장

 “우리나라가 진정한 ‘IT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IT산업의 인프라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과 소재산업이 발전해야 합니다.” 

 최근 한국전파진흥협회 산하 ‘RF부품산업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선임된 중앙시스템 이재봉 사장(48)은 “아무리 인터넷과 소프트웨어(SW)산업이 중요하다지만, 하드웨어 기반의 부품·소재산업이 발전하지 않고는 ‘IT강국’이라는 명성은 한낱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우리나라는 ‘CDMA 종주국’으로 불릴 만큼 통신강국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여전히 핵심부품인 고주파(RF)부품의 국산화율은 40%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척박하다. 한마디로 속 빈 강정인 셈. 이 회장은 그래서 “협의회 출범을 계기로 한국 RF부품산업을 재정비해 정보기술(IT)산업의 내실을 강화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우선 협의회가 허울 좋은 업계 대표창구에 그치지 않도록, 보다 내실을 다져 각 회원사들에게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역점을 둘 작정이다. 그래서 일단 현 회원사(36개)들이 개발, 생산중인 각종 RF부품을 수요업체들이 믿고 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이 벤처기업인 RF부품업체들은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수요업체들이 제품을 써주지 않아 시장개척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하는 이 회장은 따라서 “RF부품의 최대 수요처인 중계기업체들과의 신뢰구축을 통해 실질적인 구매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행히도 이 회장은 현재 이동통신 중계기업체들의 대표창구인 ‘중계기협의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중계기협의회와 RF부품산업협의회를 유기적으로 연계할 경우 적지않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이는 결국 두 산업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장은 그러나 “이제는 RF부품업체들 스스로도 자생력을 갖추지 않으면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한다. 정부의 지원도 오히려 자생력에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협의회 차원에서 △기초소재 발굴 △부품 표준화 △시험인증제 도입 △산·학·연 연구위원단 구성 △신기술 공동개발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제는 단체들도 변해야 합니다. 정부개발과제나 나눠먹기식으로 운영해서는 경쟁력이 없습니다”라는 이 회장은 “각종 사업자단체들도 이제는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운용의 묘를 찾아야 한다”며 “협의회가 잘 돌아가면 회원사 100개 돌파도 시간문제”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