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 접어든 이동전화단말기 산업>(2)수익률 전쟁이 구조조정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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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2, 3년 후엔 적어도 빅5 안에 진입하지 않으며 살아남기 힘들 것입니다.” 삼정전자 이기태 사장은 향후 단말기 산업계에 커다란 태풍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말한다. “2, 3년 안에 빅5 안에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1위도 넘볼 수 있습니다.” LG전자 김종은 사장 역시 빅5 안에 들지 않고서는 세계시장에서 성장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단말기업계는 앞으로 수년간 2.5세대, 3세대, 그리고 4세대 기술개발 경쟁을 펼쳐야 합니다. 엄청난 기술개발 비용을 감내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확보가 급선무입니다.” 김동연 탤슨전자 부회장은 앞으로 닥칠 기술개발 경쟁이 생존과 성장의 갈림길이라고 예고한다.

 그렇다면 CDMA 붐을 타고 급성장한 국내업체의 수익성은 과연 어떠할까.

 메이저군에 진입한 삼성과 LG 두 회사를 제외하고는 불안하다. 영업보고서상 삼성과 LG는 지난해에도 10% 안팎의 수익을 올렸다. 삼성은 지난해 매출 7조원에 당기순이익 1조원, LG는 2조5000억원 매출에 17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올렸다.

 하지만 중소업체들은 다르다. “이젠 5%의 수익을 확보하기도 힘듭니다. 때로는 적자도 보고 있습니다.” 한 중견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삼성과 LG는 크로스라이선스를 통해 상대적으로 로열티 부담이 적다. 또한 대량구매를 통해 부품조달 비용을 큰 폭으로 줄이고 있다. 중소업체들은 메이저보다 더 많은 로열티와 높은 부품구매 단가를 지불하고 있다. 게다가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져 단말기 판매가도 메이저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동전화단말기는 제품과 기술 사이클이 빨라 수익성이 떨어지는 반면 기술개발 비용은 다른 어느 제품보다 높다. 수익성을 확보하지 않고는 생존은 물론 성장을 담보해 내기 힘들다.

 이동전화단말기업계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지난 97년 빅3의 시장점유율은 모두 합쳐 59.1%였다. 그러나 빅5시대에 접어든 지금은 이들의 점유율이 무려 71%다. 나머지 업체 중 5%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삼성과 LG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하지만 나머지 중소업체들은 미래가 불안합니다.” 한 중소업계 사장의 실토다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은 지금 태풍전야다. 이동전화단말기시장의 강자로 군림해오던 노키아·모토로라·에릭슨 등 이른바 빅3 구도가 해체되고 있는 것은 지각변동의 시작에 불과하다. 노키아의 영토확장이 가속화되고 있고 지멘스·삼성전자가 새로운 강호로 부상하면서 에릭슨을 추월하고 모토로라를 맹추격중이다. 에릭슨은 단말기 자체생산을 포기하고 소니와 제휴해 소니에릭슨이라는 단말기생산업체를 설립,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와신상담중이다. 셀룰러시대가 마감되고 2세대 통신서비스시대가 열린 이후의 영향이다. 2.5세대에서 4세대로 이어지는 통신의 세대교체 기간동안 일어날 변화의 폭은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2세대 CDMA의 등장과 함께 변방의 신예 토호로 자리잡은 국내 중소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수익성을 확보해 내야만 한다는 게 이들의 지론이다. 

 “중소 단말기업체들이 활약하고 있는 곳은 한국뿐입니다. 특수한 상황이지요. 그러나 갈수록 이들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좋든 싫든 상호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든가 아니면 확실한 품질과 생산기술로 아웃소싱체제로 전환해야 할 시기가 조만간 도래할 것입니다.”

 중소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국내업체들도 도토리 키재기식 자존심 경쟁을 버리고 미래를 위한 확실한 전략수정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