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크 시장 뜬다>(3)표준화 전쟁

 홈네트워크 시스템 구현을 앞두고 있는 국내외 가전업계의 최대 과제는 표준화 문제다. 다른 회사에서 생산된 가전품간에도 데이터 교환은 물론 PC와 AV 기기, 백색가전 기기간 인터페이스까지 가능하게 하자는 것이다. 기기간 정보교환을 유무선 중 어느 방식으로 택하느냐에 따라 전력선통신, 홈PNA, IEEE1394, 블루투스, 홈RF, 적외선통신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표준화의 핵심은 디지털 기기간 데이터 송수신 전송규격과 각 기기를 제어할 미들웨어를 어떻게 표준화해 데이터 호환시 적용하느냐는 것이다. 일본의 소니와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강점인 AV 기기와 PC를 홈네트워크의 구심점으로 삼아 또 다시 세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보이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플레이스테이션’과 ‘X박스’는 자체 개발한 미들웨어를 업계 표준으로 정착시켜 막강한 잠재력을 가진 홈네트워크 관련 시장내 주도권잡기 노력의 일면을 보여준다.

 ◇미들웨어 표준화=홈네트워크를 위한 미들웨어 기술은 △소니, 필립스 등 AV 가전업체를 중심으로 하는 HAVi(Home Audio/Video interoperability) △MS와 인텔 등이 중심이 된 UPnP(Universal Plug-n-Play) △선마이크로시스템스사가 중심이 된 지니(Jini)기술 등이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5년 이후 HAVi 기술을 중심으로 지니와 UPnP 기술이 통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니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HAVi와 지니를 연동하는 기술을, MS도 UPnP와 HAVi를 연동하는 기술개발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외 업체들의 움직임도 특정 진영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여러 진영에 참여해 향후 시장 진입시기 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중이다.

 지난 98년 소니, 톰슨, 필립스, 도시바, 샤프, 히타치, 삼성전자 등 30여개사를 회원으로 가입시킨 HAVi 그룹은 지난 2000년초 프로토타입 시스템을 개발했다. 자바를 기반으로 한 분산환경의 댁내망 자원공유 플랫폼인 지니 그룹에는 도시바, 소니, 미쓰비시, 샤프 등 2만여 회원이 참여해 HAVi와 연동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지난 99년 6월 MS, 인텔, 컴팩, 미쓰비시, 필립스, 소니 등 150여개 업체가 참여해 PC 가전기기 제어 SW표준인 UPnP표준그룹도 HAVi와 연동되는 설계를 진행중이다.

 ◇전력선통신 프로토콜 표준화=전력선통신 분야의 표준화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이 가장 치열하게 표준화 주도를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유럽 국가 중심의 PLC포럼(http://www.plcforum.org)은 2000년 3월 설립돼 17개국 51개 회원사가 활동중이다. 같은해에 미국업체 중심의 홈플러그(http://www.homeplug.org)가 결성돼 시스코, 컴팩,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모토로라, 샤프, 인텔론 등을 참여사로 두고 있다. 일본도 마쓰시타·미쓰비시가 주도하는 에코넷이 활동중이며 LG전자, 삼성전자 등도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전자(LnCP)와 삼성전자(e프로토콜)가 독자적인 프로토콜을 개발, 인터넷냉장고와 세탁기 등에 우선 적용했으나 관련업체들이 표준화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한국형 프로토콜 개발작업에 적극 나섰다. 대표적인 전력선통신 표준화 단체로 한국PLC포럼이 디지털가전위원회, 상용화추진위원회 등 4개 분과를 두고 표준화작업을 진행중이다. 최근에는 한국형 프로토콜인 HNcP 1.0 프리스펙을 개발, 실제 제품에 적용해 검증단계를 거친 후 1.0 정식 버전을 확정키로 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