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업계, "선·후발업체간 협력 필요"

 국내 개인휴대단말기(PDA)시장이 좀처럼 확대되지 않고 있으나 신규 참여업체 수는 갈수록 늘어나 과당경쟁으로 인한 적자누적과 업체간 중복투자가 심해 공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PDA는 지난해에 전년대비 50% 가까운 시장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수요가 집중되는 지난 1분기 판매대수가 3만6000여대에 불과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연간규모가 20만대였지만 1분기 PDA 판매수량이 연간수량의 40%인 8만대에 달했다.

 올해에는 시장 둔화와 함께 모델이 다양화될 전망이어서 개발모델당 판매대수마저 줄어들어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는 △윈도CE 3.0에서의 윈도CE닷넷, 포켓PC2002로의 전이 △스트롱암에서 엑스스케일로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업그레이드 △cdma 1x에서 EVDO, 무선랜으로의 통신인프라 변경 등으로 모델의 다양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내 PDA시장에는 제이텔·세스컴·싸이버뱅크·지메이트·에이치앤티 등 선발업체들과 50여개에 달하는 후발업체들이 진출,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후발업체들은 물론 선발업체들까지 모두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국내 모델의 경우 외형만 다를 뿐 거의 비슷한 종류의 제품들이 쏟아져 업체별 중복투자마저 심해 해외시장을 겨냥한 특화된 모델 개발에는 인력과 시간, 자금이 제대로 투입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제이텔은 지난 99년 40억원의 매출에 1억60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2000년에는 64억원 매출에 43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도 100억원의 매출에 30억∼4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스컴은 팜과 카시오페아 유통을 주로 했던 99년, 2000년에는 흑자를 기록했으나 자체 모델을 개발해 출시한 지난해에는 개발비용과 재고비용 등으로 156억원 매출에 43억원 적자로 반전됐다.

 싸이버뱅크는 PDA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던 2000년에는 63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140억원 정도의 매출에 역시 수십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지메이트·에이치앤티 역시 수년간 적자행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싸이버뱅크의 이승연 팀장은 “PDA개발에 최소 20억원 이상이 소요되며 고정비를 감안한다면 최소 5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해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며 “현재 국내시장 여건으로는 상당히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제이텔의 신주용 부장은 “현재 같은 과당경쟁은 결국 출혈경쟁을 불러와 국내 PDA산업의 후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제이텔은 해외 수출모델의 경우 윈도CE모델도 검토중이며 이러한 부분은 국내 PDA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진행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