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외국인 `팔자` 잘나가다 `삐끗`

 월초 40만원을 넘으며 900선 돌파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삼성전자가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속에 급락했다.

 8일 삼성전자는 2만원(5.14%) 하락한 36만9000원으로 마감됐다. 외국인들은 이날 삼성전자 주식 억원 어치를 집중적으로 순매도, 거래소시장 전체 매도규모 의 %나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그간 주가급등으로 차익 실현 욕구가 컸던 데다 D램시장이 4, 5월 비수기에 들어가면서 삼성전자의 주가 역시 동반 약세를 보였다고 풀이했다. 여기에 미 기술주의 조정 국면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 약세 등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 주가도 당분간 휴식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또 1분기 실적호전도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2분기 D램가격 약세 예상=삼성전자 주가는 정보통신·가전 등 다양한 사업부문에도 불구하고 D램 현물가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따라서 2분기가 D램시장의 전통적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주가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4월들어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장기공급가격을 5∼10% 인하했고 2분기 PC수요 약세를 감안할 때 장기 고정거래 가격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예상이다. 송명섭 KGI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만에서 D램 유통재고가 6∼8주분에 이르고 수요가 줄고 있어 D램가격 하락 압박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동양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는 “대만에서 발생한 두번의 지진과 PC가격 인상 등을 통해 4월의 D램 장기공급가격 하락은 5% 내외에 그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 수익성 개선은 2분기에도 가능=2분기에 D램가격이 하락해도 삼성전자의 수익성 개선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월 평균 장기공급가격 하락이 5% 이내에 그친다면 삼성전자는 생산성 개선을 통한 비용절감과 생산물량 증가를 통해 4, 5월에도 반도체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3월말보다 D램 장기공급가격은 하락하더라도 1분기 전체의 평균판매단가(ASP)보다는 2분기 ASP가 높을 것이란 기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간의 협상이 지속되고 있고 D램업체들간의 협조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D램업체들의 수익성이 2분기에 크게 악화되지 않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반기 대비 매수 관점은 유지=대부분의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당분간 정체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비수기를 이용한 비중확대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현 시점은 지난 2000년 최고가 경신후 주가 폭락기와는 달리 경기회복 국면이 진행중이며 일시적인 비수기 이후 하반기에는 다시 D램가격이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대부분의 국내외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강력매수’나 ‘매수’의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12개월 목표가격으로 40만원대 후반에서 60만원대를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안정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우동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발표 영향과 D램가격 약세 예상 등을 감안할 때 2분기 삼성전자의 주가조정은 고려돼야 한다”며 “하지만 하반기 이후를 고려할 때 주가의 급락은 중장기를 겨냥한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