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영 중기청장과 대덕밸리기업인들과의 만남

 이석영 중소기업청장이 지난 2월 취임 후 대덕밸리 기업인들과 첫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조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진 이 청장은 대덕밸리인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조찬 모임에는 이경수 대덕밸리연합회장을 비롯, 한미숙 베리텍 사장·유상근 한비젼 사장·이충국 래트론 사장·네오팜 박병덕 사장·홍효정 에이프로젠 사장·윤미애 엣필닷컴 사장·김민영 안지오랩 사장 등 20여명의 대덕밸리 벤처인이 참석했다.

 △이석영(중기청장)=선진국의 벤처 성공률은 5%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1만1000여개의 업체 가운데 600여개 업체가 코스닥에 진입한데 이어 추가로 등록이 예상되는 업체가 400여개에 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의 벤처 성공률은 10%에 달하지 않는가. 참으로 대단한 성과임에 틀림없다. 대덕밸리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말해 달라.

 △이경수(대덕밸리벤처연합회장)=최근 벤처 산업은 차별화된 정체성이 없으면 스타트 라인에 설 수 없다. 대덕밸리의 특징은 스타트 라인에 설 수 있는 자격을 가진 벤처 기업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하지만 매니지먼트나 마케팅 등이 취약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 지역에 정보화 및 인력 시장이 집중돼 상대적으로 지역 업체들은 소외된 입장이다. 이런 까닭에 대덕밸리인들은 최근 2∼3년간 스타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대덕밸리가 성공적 벤처 단지 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본 고위 관료들과 기업인들이 대덕밸리를 방문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중기청에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대덕밸리에 각 부처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설립,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지금 대덕밸리는 중기청과 과기부, 산자부 등 각기 다른 부처에서 관리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한미숙(베리텍 사장)=최근에는 실력과 능력을 갖춘 여성 기업인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여성들이 역차별 당한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된 듯하다. 2∼3년 뒤에는 이들 여성 기업체들이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임을 믿는다.

 △백종태(씨아이제이 사장)=우리 기업이 입주해 있는 한밭벤처파크에는 총 37개 기업이 활발한 생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보육단계를 벗어나 시장 진입을 위한 성장 단계에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어려움은 있다. 현재의 부지가 매각될 상황에 처해 있다. 옛 대전 산업대의 부지인 만큼 현재까지 8차례의 입찰이 진행돼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많은 업체들에서 이제 막 제품이 나오고 양산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부지가 매각된다면 우리는 당장 길거리로 나앉을 수밖에 없다. 대전에는 지방 중기청이 없어 이같은 애로사항을 말할 수도 없었다. 본청에서 직접 실태 조사를 나와 이곳의 상황을 파악, 벤처집적단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

 △유상근(한비젼 사장)=인력난이 심각하다. 서울의 고급 인력들은 지방을 기피한다. 현재로서는 신입사원을 가르쳐 가면서 활용해야 하는 입장이다. 대전지역 대학만이라도 학생들을 대덕밸리에 파견, 현장 실습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홍효정(에이프로젠 사장)=기술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매개체가 있었으면 좋겠다. 지역에 일종의 스쿨 시스템을 마련, 대학 졸업 인력들에게 소양 교육 및 기술 전문성 프로그램 등을 훈련토록 한 뒤 산업 현장에 파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