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암 진단용 DNA칩

 ◆대한제당 중앙연구소 소장 윤세왕 박사 swyoon@ts.co.kr

 전세계의 바이오테크놀러지 선진국들의 포스트 휴먼 게놈 프로젝트의 열매를 수확하기 위한 경쟁은 시간과 크기를 각각 나노 초와 나노 미터로 규정하며 더욱 그 속도를 더하고 있다.

 서브 나노 세컨드(Sub nano second)의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전세계의 슈퍼컴퓨터들이 30억개의 인간 DNA 시퀀스의 배열을 자르고 맞춰 확인하는 동안에 생성되고 가공되는 데이터의 양은 아마도 연간 109를 세번쯤 곱한 1027 이상 될 것이다.

 이제 BT는 전세계의 예방의학과 치료의학의 전분야에 영향을 주며 결과적으로 인류의 보건의료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인간게놈프로젝트 이전에는 세계에서 신약을 개발했던 대형 제약사들이 의약학적 화학에 근거해 신약 발견과 개발했던 과거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유전학으로부터 얻어진 정보와 지식에 근거해 신약을 설계하고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이제까지의 치료약들이 질병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됐다고 하면 유전학을 이용한 유전자 치료법 같은 새로운 치료법은 앞으로 질병 자체를 치료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꿈 같은 일들을 현실화하기 위한 유전자 연구 및 산업화의 도구로써 바이오 칩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바이오 칩은 유전자의 마이크로어래이 형태를 지닌 DNA칩과 프로테인과 펩타이드의 마이크로어래이 형태를 지닌 프로테인 칩, 실제 세포조직(tissue)의 마이크로어래이 형태를 지닌 세포칩으로 나눌 수 있다.

 바이오 칩은 소위 BT와 마이크로 플루이딕스 멤스(Micro Electro mechanics)가 융합돼 여러가지 기능을 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랩온어칩(Lab-on-a-chip)으로 수년 내에 상품화될 것이다.

 이런 바이오칩 중에서 현단계에서는 DNA칩이 기본적으로 유전자의 발현을 연구하는 기본 도구로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이는 cDNA칩과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칩으로 분류된다.

 cDNA칩은 인간게놈프로젝트에 의해 알려진 모든 유전자를 적게는 수백개에서 많게는 수십만개의 유전자 DNA를 수 ㎤의 좁은 공간에 정렬해 만든 것이다. 이러한 DNA칩은 세포가 주변환경의 변화에 적응해 특정한 유전자를 활성화하며 세포내에 존재하게 되는 특정한 유전자의 cDNA와 mRNA의 유무와 과다를 검색하는데 쓰이게 된다.

 이러한 검색이 가능한 이유는 유전자 4가지 염기 중 아데닌(A)과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간의 절대적인 상호결합력 때문으로 이러한 결합력은 모든 생물의 유전형질의 보존에 크게 기여해온 물성이고 또한 DNA칩을 가능하게 한 물성이기도 하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칩은 각각의 유전자를 20여개의 25mer(25개의 염기를 가진 올리고머)로 합성해 그 유전자를 대표하게 하는 약식 유전자 배열로 만든 DNA칩이다.

 즉 25개의 염기서열이 유전자 서열 내부의 어느 두 곳에서도 완전히 일치하는 일은 30억개의 염기서열에서는 확률적으로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수학적으로는 만약 염기서열 수가 17개 미만인 올리고머(oligomer)는 30억개 염기서열 중에서 중복되는 서열이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DNA칩은 세포 내에서 유전자 발현의 유무와 발현 정도를 검색할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해 여러가지의 질병 연구에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세포의 변화를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각종 암의 연구에는 필수적인 도구로서 사용되고 있으며 각종 암의 발생과 전이 기작을 밝혀내고 관련된 억제물질의 탐색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이러한 과정 중에 얻어지는 정보들은 각종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용 DNA칩의 개발에 사용되고 있고 나아가서는 수많은 유전자들 각각의 기능을 하나하나 밝혀 나가는데 사용될 것이다. 지금 현재 3만5000여개의 유전자 중 한 유전자의 기능을 확실히 밝혀낼 경우 그 국제적인 가치는 수천만 달러에서 1억 달러대로 인정되고 있다.

 이러한 DNA칩을 제작하고 활용해 연구하는 기업과 연구소는 국내에도 여러 곳이 있으며 이미 좋은 결과와 제품을 개발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