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지포스4가 메인보드와의 호환성 문제로 주춤하는 사이 캐나다 ATI테크놀로지스의 칩세트를 사용한 그래픽카드가 유통시장에서 급부상, 엔비디아 독점구조를 허물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니텍전자는 올 1분기동안 9만1000여장의 ATI 그래픽카드를 판매했고 컴퓨터프로덕션·바이텔·레오텍 등의 유통업체도 올초부터 월 평균 5000여장 이상을 판매하는 등 전체 유통시장에서 ATI칩세트 그래픽카드 비중이 3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엔비디아의 부진과 영화·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컴퓨터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동영상 재현 성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 ATI 칩세트를 기반으로 한 제품의 인기가 상승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유니텍전자(대표 백승혁 http://www.unitec.co.kr)는 지난해 9월부터 자체생산시설을 갖추고 ATI 그래픽카드의 본격 판매에 나서 1월 3만6000장, 2월 2만7000장을 판매한 데 이어 3월에도 2만8000여장의 그래픽카드를 판매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월 평균 1만장 정도의 ATI 그래픽카드를 판매했지만 최근에는 시장점유율이 2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사의 노영욱 부사장은 “지난 2∼3월에는 생산스케줄 때문에 제품 공급이 원활치 못한 상황에도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상승했으며 공급물량이 늘어나는 2분기에는 월 평균 4만장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ATI 그래픽카드 유통에 뛰어든 컴퓨터프로덕션(대표 서희명 http://www.compd.co.kr)도 지난해는 월 판매량이 1000여장에 그쳤으나 올 1월에는 최고 5000여장을 판매하는 등 월평균 판매량이 4000장대로 늘어났다.
이밖에 바이텔(대표 김명섭 http://www.bytel.co.kr), 레오텍(대표 김학선 http://www.leotec.com) 등의 수입업체도 올초부터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공급물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국내시장에서 ATI 칩세트 그래픽카드의 월 판매량이 1만장에도 못미치는 등 일부 마니아들의 제품으로 인식돼 왔지만 제품 가격이 내려가면서 사용자층이 한층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기존 지포스 계열의 그래픽카드를 제조해 온 국내업체들도 ATI 칩세트를 사용한 그래픽카드 생산을 검토하고 있고 대만·홍콩산을 수입하는 유통업체도 늘어나고 있어 종류와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