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크 시장 뜬다>(4)가전업계 움직임

 전력선통신을 이용한 국내 가전업계의 홈네트워킹 구현 수준은 아직까지 초보단계다. 저속 PLC모뎀을 인터넷냉장고나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에 장착해 PC나 냉장고 등을 홈서버로 하여 전원을 켜고 끄거나 인터넷 접속 정도의 단순한 작업만이 가능한 상태다. 그러나 향후 2∼3년 내에 이같은 초보적 단계를 벗어나 냉장고나 세탁기, 전자레인지가 인터넷에 접속해 필요한 물건을 자동으로 주문하고 새로운 세탁방법이나 요리법 등을 빠르게 다운로드해 알려주는 한편 DVD 타이틀을 PC 화면을 통해 재생해보는 등 진정한 홈네트워킹 서비스도 가능하리라는 전망이다.

 대표 가전업체인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홈네트워크 시스템 접근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LG전자는 국내 최초로 인터넷냉장고를 출시한 데 이어 인터넷세탁기, 전자레인지를 선보이는 등 인터넷 지원제품을 발빠르게 내놓았다. 반면 삼성전자는 단품 위주의 제품출시 전략보다는 ‘홈비타’라는 시스템 및 솔루션 브랜드를 도입하며 신규 아파트에 패키지로 제품을 공급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형태라는 점이 다르다.

 ◇LG전자=홈네트워크가 사양사업으로 치부되던 백색가전의 활로임을 인식하고 지난 99년부터 제품개발에 나서 2000년 6월 첫 제품인 ‘인터넷 디오스 냉장고’를 출시했다.

 인터넷냉장고는 15.1인치 TFT LCD와 랜포트를 장착해 인터넷 쇼핑뿐 아니라 외부에 나가 있는 가족과도 서로 얼굴을 보면서 통화도 할 수 있다. 이어 2000년 10월 출시한 ‘인터넷세탁기’는 인터넷을 통해 항상 새로운 세탁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제품 구입시 들어있는 통신 케이블로 세탁기와 PC를 연결한 뒤 인터넷 터보드럼 전용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세탁방법을 찾아 ‘자료받기’ 버튼만 누르면 세탁기에 새로운 세탁 방법을 간편하게 세팅할 수 있다.

 이밖에 지난해에 인터넷에어컨과 전자레인지 등을 출시했으며 앞으로 전자밥솥이나 가스오븐레인지, 청소기 등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LG전자는 이들 제품이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 내외의 고가여서 제품 확산에 걸림돌이라는 판단 아래 최근 490만원대의 보급형 인터넷냉장고를 출시했으며 홈네트워킹 전용 홈페이지인 드림LG(http://www.dreamlg.com) 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홈네트워크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삼성전자=경기 용인시 수지 삼성아파트 100가구에 생활가전 제품을 전력선 네트워크로 연결, 무선 웹패드로 댁내는 물론 아파트 단지내 어느 곳에서나 각각의 제품에 대해 제어 및 상태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파트 단지내 서버, 주차관제, 인터넷전화, 홈서버, 웹패드, 홈패드, 드럼세탁기, 시스템에어컨, 식기 세척기. 김치냉장고, 전자레인지, 가스쿡탑, 가스밸브, 원격 검침, 거실 전등 등을 일괄 공급하는 형태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PC, 휴대전화 등을 통해 가정내 각 제품의 작동상태, 스케줄 관리, 사용설명서, 고장진단 등의 부가기능까지도 제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솔루션과 서비스명을 ‘홈비타’로 정하고 삼성물산 주택부문을 비롯한 각 건설사와의 협력을 통해 신규 아파트에 이같은 시스템을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 삼성은 홈네트워크 관련 조직을 확대하는 한편 이와 관련해 백색가전 및 AV사업부, 연구소 등의 인력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