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이 ADSL 이후의 사업전략 마련에 구슬땀을 쏟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하나로통신·두루넷 등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은 현재 ADSL이 서비스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조만간 고객의 요구가 대용량·고속의 환경을 필요로 하는 콘텐츠에 집중될 경우 자연스럽게 VDSL·SHDSL 혹은 메트로이더넷 등의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고 이 부문 전략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특히 그동안 ADSL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만큼 당장 VDSL에 대규모 투자가 어렵다는 전제 아래 일부 업체는 전략적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전략을 마련하는가 하면 일부 업체는 케이블 계열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잡고 있다.
KT(대표 이상철)는 최근 가정용시장은 VDSL·SHDSL, 기업용시장은 메트로이더넷으로 공략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ADSL 이후의 초고속인터넷사업 전략을 마련하고 ADSL시장에서의 우위를 이후의 사업으로도 연계시킨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400만명의 ADSL 가입자를 확보한 이 회사는 그러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VDSL로 한꺼번에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은 영상물·게임·전자상거래 등 대용량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돼 있지 않고 캡방식으로 할 것인지, DMT 방식으로 할 것인지 등 표준화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400만명의 ADSL 고객을 VDSL로 전환할 경우 투자비를 회수하기도 전에 새로운 투자를 감행해야 하는 등 자금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일부 전략적 고객을 대상으로 한 VDSL 서비스에 치중한다는 계획이다.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은 아직은 자사의 ADSL 서비스가 KT에 비해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보면서도 KT의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초 종합적인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ADSL 이후 가입자 유치전략으로 VDSL로 가는 것이 기술흐름상 용이한 전략이라고 보고 이 분야 고객의 니즈를 파악, VDSL의 도입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을 감안, 기업용시장의 경우는 메트로이더넷(하이벤)을 앞세워 공략하고 신규 고객의 경우는 케이블로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VDSL·SHDSL의 경우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고객의 니즈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시기에 이르러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두루넷(대표 이홍선)은 자사의 초고속인터네서비스의 기반이 대부분 케이블인 점을 고려해 가정의 경우는 현재의 케이블 계열(HFC)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고객을 위해서는 메트로이더넷인 ‘메가맨’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메가맨’ 서비스는 현재 PC방·병원 등을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으며 향후 기술흐름을 고려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ADSL이나 VDSL보다는 케이블 계열의 초고속서비스에 주력할 방침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