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경기여건 호전 등에 따라 경제단체와 민간기업의 경제연구소 신설 및 인력 확충 바람이 거세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산하에 ‘무역연구소’를 개설하고 지난 2일 공식 개소식을 가졌다. 롯데도 지난 1일 경제·산업 전문연구기관인 ‘롯데경제연구실’을 개설했다. SK는 최근 IT 분야에 특화된 경제연구소 개설을 목표로 정지작업이 한창이며, 삼성경제연구소도 현재 석·박사급 연구원을 이례적으로 대거 공개채용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협회 내 조사·연구 기능 강화를 위해 지난 연말부터 무역연구소 개설작업을 추진해 초대 소장에 재경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비서관 출신의 ‘거물급’인 현오석 경제부총리 특보를 공개채용했다. 현재까지 3명의 박사급 경력직 연구원을 충원한 무역연구소는 FAT연구팀 등 협회 내 기존 5개 팀 22명의 조사연구원을 산하 조직으로 편제시킨 상태다. 연구소는 향후 수출입업체들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수출 현장조사 등 조사·연구 활동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연초 신격호 회장의 지시에 따라 출범 준비에 착수한 롯데그룹은 구영훈 전 국제금융센터 조기경보팀장을 초대 실장으로 영입, 지난 1일 롯데경제연구실을 출범시켰다. 4개 팀 23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경제연구실은 일단 롯데그룹 경영정책 전반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연구실은 유통·신용카드부문 등 모그룹 특화 분야에 대한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SK도 e비즈니스·모바일 커머스 등 IT 분야에 전문화된 경제연구소 신설을 위해 그룹 차원의 내부 의견조율 작업은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만간 연구원 모집 등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기존 연구소들의 대응도 만만찮다. 국내 최대 민간경제연구소인 삼성경제연구소는 지식경영·연구개발(R&D)·관리 분야의 석·박사급 연구원 모집에 나섰다. 그동안 연구원 모집이 인터넷 등을 통해 간헐적으로 이뤄진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삼성연구소 관계자는 “신설 연구소나 대학 등으로 이탈한 기존 연구직에 대한 충원 차원이기도 하지만 이번 공채는 우수 신규인력을 대거 확보하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현오석 소장은 지난 9일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과학·기술 분야와는 달리 경제·경영 분야의 조사·연구 아이템은 상당부분 이미 시장과 업계에 일반화·공론화된 상태”라며 “산업별로 깊이있는 전문아이템 발굴과 그에 따른 조사·연구의 철저한 차별화 전략이 신생 연구기관에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