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회계감사원(GAO)이 행정부에 확장성표기언어(XML)의 도입 및 사용을 자제토록 요청했다는 외신이 전해지면서 10일 국내 증시에서도 XML 관련주들이 일제히 폭락세를 연출했다.
XML 업종의 대표주인 씨오텍은 전날보다 8.81%(1300원) 떨어진 1만345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3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닥지수 하락률인 2.67%의 세배에 육박하는 낙폭이었다.
유진데이타도 전날보다 4.79% 내린 8740원으로 마감됐다. 이 회사 역시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10일 결정타를 맞았다. 지난 3일 1만원 선이 붕괴된 이후 1만원 고지 회복을 시도하고 있으나 오히려 멀어지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노디지털 역시 일파 만파로 번진 XML 관련 주식의 하락세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이노디지털은 전날 소폭 올랐으나 10일에는 5.35% 내린 4250원을 기록, 하락세로 반전됐다.
증권가에선 이날 XML 주가가 코스닥지수 하락률을 배 이상 웃도는 낙폭으로 크게 떨어진 것을 놓고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은데다 정부 및 공공기관의 XML 도입 계획이 미 의회의 XML 자제 요청으로 지연되거나 취소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XML이 차세대인터넷 언어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국가별로 추진 상황이 다를 뿐 아니라 이미 도입된 시스템 및 장비도 향후 표준화 진전과 함께 전면교체 또는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XML 업종 전체의 폭락과는 달리 향후 업체별 실적과 사업 진척에 따라 업체별 주가 차별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SW) 업종이 전반적으로 1분기 매출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씨오텍 등 올들어 사업 실적이 현저히 좋아지고 있는 업체의 경우 오히려 반사이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씨오텍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0%를 상회하는 매출 증가율을 거뒀으며 2분기에는 매출이 100억원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재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SW 업종 전반의 낙폭이 크기 때문에 XML부문만 유독 낙폭이 컸다고는 볼 수 없다”며 “1분기 실적 등 내재적 악재와 외부 부정적 여건 등이 해소된다면 2분기 이후부터는 실적에 따라 주가 차별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