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잡은 인스턴트 메신저가 바이러스 확산 통로로 이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월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스턴트 메신저인 MSN메신저를 통해 확산되는 바이러스가 등장한데 이어 10일에는 AOL인스턴트메신저(AIM)를 통해 퍼지는 바이러스(W32.Aphex@mm)가 발견됐다.
이들 바이러스는 파일 파괴 등 심각한 피해는 일으키지 않지만 인스턴트 메신저의 사용자 목록에 등록된 모든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포함된 메시지를 발송하기 때문에 확산속도가 매우 빠르다. 또 컴퓨터 사용자들이 이 인스턴트 메신저 바이러스에 대해 잘 알지 못해 감염피해가 자주 발생하며, 한꺼번에 많은 메시지를 발송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속도도 떨어져 업무효율도 저하된다.
e일과 MSN메신저로 동시에 전파되는 바이러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감염되면 하드디스크의 파일을 삭제하는 마이라이프(Win32/Mylife.worm)나 첨부파일을 실행하지 않아도 감염되는 알리즈(Win32/Aliz.worm) 등이 이러한 바이러스다.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한 바이러스가 문제를 일으키면서 몇몇 기업에서는 아예 인스턴트 메신저 사용을 금지하고 나섰다. KT는 올들어 사내에 인스턴트 메신저 서버를 설치하고 자체 인스턴트 메신저 이외의 인스턴트 메신저 사용을 금지했다. 한글과컴퓨터도 모든 인스턴트 메신저 사용을 금지했다가 직원들의 반발로 한달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문제는 인스턴트 메신저 바이러스를 막기가 쉽지 않다는 것. e메일의 경우 사내 전자우편 서버에서 바이러스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지만 인스턴트 메신저는 서비스 제공업체의 서버를 경유해 전달되기 때문에 바이러스 차단이 어렵다.
자신의 컴퓨터에 들어오는 파일을 실시간으로 검사하는 백신프로그램의 시스템 감시기능을 이용하면 인스턴트 메신저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지만 초보자에게는 설정과정이 쉽지 않다.
인스턴트 메신저 전용 프락시 등 인스턴트 메신저 바이러스를 원천 차단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상용화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기업에서 인스턴트 메신저를 업무용으로 사용할 경우는 방화벽 뒤에 인스턴트 메신저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며,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허가받지 않은 인스턴트 메신저의 접속을 거부하도록 방화벽을 구성하는 것이 있다”고 예방책을 설명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