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행정전산망사업 새 SI수출 모델로 관심집중

 한국컴퓨터통신이 지난해 수주한 캄보디아 행정전산망 프로젝트가 정부와 민간 업체간 상호 공조를 통해 국내 정보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해외로 보급하는 성공적인 시스템통합(SI) 수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SI산업을 반도체나 이동통신과 같은 수출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각종 지원책 마련에 나선 정보통신부는 캄보디아 행정전산망 프로젝트 수주 방식을 새로운 한국형 SI수출 지원 모델의 기본 골격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부와 민간업체간 공조=지난해 4월 국빈 방문했던 캄보디아 훈센 총리가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을 비롯해 정통부 차관, 재경부, 외교부 관계자 등 양국 정부 주요 인사들의 상호 방문이 이뤄졌으며 IT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교환과 8회에 걸친 합동조사 등의 작업이 숨가쁘게 진행됐다. 특히 캄보디아 정부가 행정전산망 프로젝트를 위해 한국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지원을 요청했을 때 재경부가 즉각 지원 방침을 확정함에 따라 프로젝트 수주가 가능했다. 중소기업인 한국컴퓨터통신이 2000만달러의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에 과감히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서버와 소프트웨어 등 현물은 캄보디아 정부에 공급했고 그 대신 EDCF 자금은 한국의 주사업자에게 직접 주어졌다.

 ◇높은 국산 솔루션 사용률=캄보디아 행정전산망 프로젝트는 한국컴퓨터통신을 주사업자로 8개의 국내 중소 솔루션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행함으로써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서버·리눅스 운용체계·네트워크 장비·보안솔루션 등 캄보디아 행정전산망시스템 대부분이 순수 국산 IT기술과 제품으로 채워지게 됐다. 실제로 여기에는 한국컴퓨터통신의 ‘유니SQL’ DBMS, 삼성전자의 서버시스템, 쌍용정보통신의 그룹웨어가 사용된다. 또 행정전산망에 대한 컨설팅 및 감리업무는 한국전산원이 맡게 된다. 컨설팅에서부터 정보시스템 기획과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하드웨어 설치 등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전과정에 국산 솔루션과 기술이 적용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방식이 외산 솔루션 사용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막는 동시에 IT산업 전반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래 유망 시장 선점=국가 운영의 핵심인 행정전산망 구축에 국내 기업이 직접 참가함으로써 앞으로 캄보디아가 발주할 후속 프로젝트는 물론 여러 가지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은 장기적이고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현지 관계자들과 행정전산망 모델을 함께 수립함으로써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얻었다. 캄보디아정부로부터의 신뢰는 특히 국내 IT기업들의 인도차이나반도에서의 입지를 굳히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도차이나의 허브인 캄보디아의 정치·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베트남·라오스·미얀마 등 인근 개발도상국가에 대한 진출이 그만큼 수월해지게 됐다는 것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