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가 주도해온 텔레매틱스서비스 시장에 보험업계가 가세하면서 판도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보험업계의 가세는 특히 신차 대상의 비포마켓(Before-Market) 시장 형태가 중고차를 겨냥한 애프터마켓(After-Market)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 등 자동차보험 회사들은 최근 차량 보험상품의 일환으로 텔레매틱스 서비스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보험업계가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차량원격진단, 교통사고방지, 고장 차량추적 등 차량관련 서비스다. 업계는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보험료를 차등 산정할 수 있고 서비스 운영에 따른 각종 부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고 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있는 삼성화재는 KTF 및 온라인 자동차서비스 업체인 카포인트 등과 함께 자동차보험 고객을 겨냥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SK가 출시한 ‘엔트랙서비스’처럼 고객에게 자동차와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삼성화재와 KTF 등은 필드테스트에 들어가기 위해 최근 단말기 3만대를 구매하는 등 상용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화재측은 “상용서비스에 앞서 서비스를 총괄·지휘할 상황실이나 단말기 보급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세부사항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KTF 외에도 다른 이동통신사업자들과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가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추진함에 따라 자동차보험업계 2, 3, 4위 업체인 현대해상, 동부화재, LG화재를 비롯해 손해보험사들도 도입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VMT팀 김돈정 팀장은 “삼성화재와 KTF의 공조가 알려지면서 손해보험업계가 이달 중으로 텔레매틱스 서비스 도입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동통신업계에서는 대형 보험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특정 자동차 메이커의 제품에 구애받지 않고 서비스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자동차 메이커가 좌우하다시피 해온 텔레매틱스 시장에 보험업계가 가세함으로써 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