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히타치·마쓰시타·산요전기 등 IT관련 대기업들의 중국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최대의 랩톱 컴퓨터 생산업체 도시바가 중국 상하이 근교에 컴퓨터와 DVD·비디오 등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IT 공업단지’를 단독으로 건설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1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상하이에 건설할 IT 제조단지를 운영할 현지 법인을 100% 출자로 오는 상반기 중에 설립하는 대로 연내에 단지 건설을 본격화하고 앞으로 2년 내에 컴퓨터 생산을 시작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하이 IT 공업단지 건설계획(안)’을 마련했다.
도시바는 또 이를 위한 초기 투자금액에 대해서도 ‘수백억엔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지에서 생산할 품목은 1차적으로 컴퓨터에서 시작해 DVD와 비디오 등의 음향·영상기기로 확대하는 등 IT 관련 거의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거점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도시바 관계자는 “생산능력 면에서 중국 IT 제조단지가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은 최근 현지 회사와의 합병 등을 통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전자 및 IT 생산을 늘려왔지만 도시바처럼 대규모 IT 제조단지를 단독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시바는 현재 일본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필리핀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IT 생산시설을 단계별로 상하이 단지로 이전할 예정이다.
도시바의 중국 IT 제조단지 건설 사업은 최근 세계적인 컴퓨터 및 전자업체들이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생산은 외부 전자제조서비스(EMS) 전문업체들에 맡기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과 정반대되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바가 인건비가 싼 중국에서 IT 관련 기기를 생산, 제조 비용을 큰 폭으로 인하한 데 대해 전세계 시장에서 자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