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덱스 차이나 2002>기조연설-정보기술 기업에 효율적 투자를

◆KTB네트워크 권성문사장

 지난 몇 년 동안 정보기술(IT)산업은 전세계적으로 급성장했다. 고도의 전문지식과 신기술을 가지고 창조적·모범적 경영을 도모하는 벤처기업들이 IT분야에 많이 출현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벤처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최대 요인은 최고경영자의 기업가정신이다.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과 신시장을 개척하는 마케팅 노력으로 기업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벤처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인력 자산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로 고급인력의 조달이 원활해야 하며 이를 위한 유인책도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벤처캐피털은 벤처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기술과 가능성을 믿고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은 자금공급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통해 벤처기업의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수행한다. 이 때문에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은 ‘동반자’라는 개념이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한국의 벤처캐피털 업계도 양적성장을 벗어나 질적성장이 요구되는 시점에 와 있다. 벤처캐피털의 조직 및 투자 의사결정구조도 변화가 필요하며 자기자본에 의한 투자가 아닌 펀드를 통해 투자 수요와 공급을 매개할 수 있는 역할이 강조된다. 벤처기업들이 크게 성공하고 꿈을 실현할 때 자본과 기술, 인재도 모여서 또다른 스타기업을 탄생시키는 선순환의 구조를 이룰 수 있다. 벤처시장이 침체된 지금이야말로 벤처캐피털이 선구자적 안목을 가지고 새로운 스타기업을 발굴해 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에서 정부의 벤처정책은 몇가지 취약성을 드러냈다. 첫번째로는 벤처의 개념혼돈을 들 수 있다. 두번째로는 양적목표 설정에 따른 부작용. 세번째는 벤처자금의 직접지원이다. 네번째는 여러 정부부처에서 경쟁적으로 지원정책을 실행함에 따른 중복의 문제다. 마지막으로는 기업가정신의 퇴보를 들 수 있다. 마지막은 정부정책이 수시로 변경돼 예측가능성을 저하시켜 혼선을 초래한 부분이다.

 벤처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정부를 비롯한 사회인프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과거의 양적위주가 아니라 벤처산업의 질적성장에 필요한 사회적 인프라를 확충한 후 궁극적으로는 시장기능에 맡겨야 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들고 그 룰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지도하는 역할이다. 그러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기업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시장도 신뢰감을 갖게 된다.

 IT산업을 비롯해 벤처기업을 위한 건강한 사회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첫째는 벤처기업 스스로 먼저 기업가정신과 도덕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둘째로 정부주도의 벤처정책은 시장자율기능에 맡길 수 있도록 기술중심의 벤처지원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 셋째는 공공 벤처캐피털 설립과 같은 직접투자는 배제하고, 민간의 전문벤처캐피털들이 자유경쟁을 통해서 유망기업을 찾아내도록 해야 한다. 네번째는 자본시장의 활성화, 다섯번째로는 벤처클러스터의 확충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벤처기업의 국제화가 요구된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IT벤처기업과 이를 지원하는 벤처캐피털 및 사회인프라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컴덱스 차이나도 IT산업 발전, 특히 중국과 아시아의 IT산업 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