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공작기계 전문전시회인 ‘SIMTOS 2002’가 17일 부산 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SIMTOS 2002는 세계 15개국의 272개 업체가 참가해 역대 전시회 중 최대 규모로 열리며 17∼22일 전시기간중 약 7만명의 관람객이 참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자원부와 부산시가 주최하고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SIMTOS 2002’는 서울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최초로 열리는 전시회란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국내 공작기계업체의 70%가 밀집한 영남권에서 열리기 때문에 관련업체의 전시회 참여율은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다. 실제로 공작기계 최대수요처인 자동차업체가 부산, 창원, 울산 등에 밀집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부산 SIMTOS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가경제 견인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SIMTOS’ 전시회가 갑자기 부산에서 열리게 된 배경은 월드컵 개최로 인한 ‘국가적 부대행사’ 때문에 서울지역에 대규모 전시공간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사 관계자들은 여러가지 입지조건상 공작기계전시회를 부산에서 치르는 것이 훨씬 낫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00년 SIMTOS의 경우 국내업체 참여수가 74개였으나 이번 부산전시회는 거의 2배에 가까운 133개 업체가 참가했다. 이는 부산이라는 지역특성에 따른 경남지역 중소업체의 참가율 증가에 힘입은 바 크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는 외국업체를 보면 일본업체들이 장기불황으로 참가율이 감소한 반면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업체들의 참가율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유럽 공작기계업체들의 국내 영업활동이 훨씬 강화될 것임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외국기업 참여현황은 독일이 39개 업체로 14.3%, 일본이 29개 업체로 9.6%, 대만이 23개 업체로 8.4%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8년간 개최된 SIMTOS 전시회는 국내 유일의 공작기계 전문전시회로 자리를 굳혀왔다.
선진기술을 보유한 해외 공작기계 메이커와 국내업체를 비교전시해 기술개발을 자극하고 해외 바이어 유치를 통한 수출판매 증진에 효과를 거뒀다.
국내 공작기계산업은 지난해 세계적인 경제침체와 9·11사태에 따른 경기불안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특히 수출은 지난 6개월간 연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는 등 해외시장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같은 상황에서 열리는 ‘SIMTOS 2002’는 국내 공작기계업체에 새로운 수출 돌파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산전시회를 통한 공작기계 거래규모는 참가업체와 방문객수를 감안할 때 내수는 약 500억원, 수출은 15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출품동향
SIMTOS 2002는 세계 공작기계기술의 큰 물결인 공작기계와 IT기술의 접목을 실용화한 제품이 대거 출품될 것으로 전망된다. IMF사태 이후 급격한 구조조정 속에서 어렵게 견뎌온 국내 공작기계업계는 지난 2년 동안 꾸준한 연구개발을 거쳐 기존 가공기술 수준을 한단계 넘어 세계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출품하고 있다.
또 서울지역에선 전시장 여건상 전시가 어려웠던 대형 프레스류를 비롯한 금속성형가공설비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세계적 공작기계업체로 성장한 대우종합기계는 고성능 머시닝센터를 출품하고 두산메카텍은 종합 공작기계 메이커로 자동화, 복합화 기능으로 차별화된 신제품을 선보인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반영구적인 무급유 자기윤활시스템과 LAN 통신기능까지 갖춘 머시닝센터를 전시한다. 보다 강력해진 금형 가공설비를 출품하는 화천기계공업 등은 국내 공작기계 선도업체로서의 면모를 과시한다. 특히 레이저가공설비부문에서는 해외 선진업체와 국산업체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공작기계 부품류부문에서는 많은 중소업체들이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오던 다양한 제품을 국산화시켜 좋은 결실이 기대된다.
공작기계협회의 정종현 이사는 “향후 SIMTOS 전시회를 세계 공작기계인이 함께하는 세계 5대 공작기계 전시회로 발전시키는 한편 2004년까지 UFI 국제전시인증 획득을 목표로 공작기계 전문 포털사이트(사이버 SIMTOS)를 구축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전시회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18일에는 부대행사로 최신 공작기계 기술동향 세미나가 열리게 되며 20일에는 출품업체 관계자 약 7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참가업체의 친목도모를 위한 ‘비바 SIMTOS 행사’도 마련된다. 이밖에 16일 오후 6시 웨스틴조선비치호텔에서는 공작기계협회장, 부산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프레스데이’가 열리며 19일 오전 9시에는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해외 홍보부스 관계자의 주도로 해외공작기계협회 교류회를 갖게 된다.
*전시장소개.
‘SIMTOS 2002’가 개최되는 BEXCO 전시장은 지난해 5월 부산시 해운대구에 개장된 최첨단·초대형 전시장이다. BEXCO는 축구장 3배 넓이의 전시공간과 국내 유일의 기둥없는 설계구조로 관람객에게 탁트인 시계를 제공한다. 또 천장 높이가 12.5∼22.5m에 달해 대형 전시품도 전시할 수 있으며 40톤까지 견디는 바닥구조, 대형구조물의 입출고가 용이한 특징까지 갖춰 서울 COEX 전시장에선 수용하기 힘들었던 초중량급 공작기계도 출품이 가능하다.
특히 BEXCO의 명물인 글래스홀(1465평)은 전면을 탁트인 강화 유리창으로 설계해 채광조명이 좋으며 넓은 로비공간과 각종 부대시설을 구비해 항구도시 부산의 개방적 이미지를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작기계협회측은 이번 부산전시회의 성과가 좋을 경우 ‘SIMTOS 행사’를 부산에서 계속 치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향후 BEXCO가 국내 공작기계전시의 메카로 떠오를 가능성도 높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