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3는 누구.’
케이블 TV 홈쇼핑 시장 3위 자리를 놓고 후발업체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이어 개국한 우리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빅3 진입’을 목표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홈쇼핑 시장의 성장세가 내년께엔 정점에 도달, 경쟁력없는 업체는 퇴출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1라운드 우리홈쇼핑 ‘승’=개국 이후 첫 실적인 1분기 매출에서는 우리홈쇼핑이 현대를 가까스로 따돌렸다. 우리홈쇼핑은 1373억원을 올린 데 이어 현대는 1160억원을 기록했다. 비상장기업이기 때문에 매출액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일단은 우리홈쇼핑이 유리한 위치에서 출발한 셈이다.
우리홈쇼핑은 이미 개국 전부터 현대홈쇼핑과 매출을 놓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해 10월 개국 당시 올 목표를 3500억원으로 설정했으나 올초 5000억원으로 다시 확대 수정하고 최근에는 6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홈쇼핑측은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 때문에 매출 조정은 불가피했다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홈쇼핑을 의식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1월 개국 당시 발표한 5200억원 목표를 그대로 밀고 나가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비교 우위’=현대홈쇼핑은 비록 매출면에서 뒤처지고 있지만 느긋한 분위기다. 우리홈쇼핑과 비교해 모든 면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리홈쇼핑처럼 대대적인 광고 공세 없이도 현대라는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로 이미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대백화점·e현대백화점 등과 연계해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홈쇼핑 채널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SO 확보면에서 우리홈쇼핑을 앞서가고 있다. 전국 104개 SO사업자 가운데 현대는 102개, 우리홈쇼핑은 95개 정도를 확보한 상태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3위권 안착을 기정사실화하고 2004년이나 2005년께엔 업계 선두를 넘본다는 전략이다.
◇2라운드 승부는=흔히 기업 경영은 ‘선택과 집중’이고 유통은 ‘규모과 브랜드’라고 말한다. 유통업체가 유독 매출에 신경 쓰고 마케팅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비롯된다.
이런 면에서 현대홈쇼핑은 분명 우리홈쇼핑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우리홈쇼핑이 수많은 잽을 날리더라도 한 방에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가지고 있다. 하지만 ‘궁하면 통한다’고 우리홈쇼핑은 누구보다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올 1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면서 현대를 앞지른 것이 이를 방증한다.
과연 우리홈쇼핑이 1분기의 상승세를 이어갈지 아니면 현대홈쇼핑이 드라마 같은 역전극을 연출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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