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숙사가 새로운 인터넷 천국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학들이 기숙사에 초고속망이 깔린 PC실을 설치하거나 방마다 인터넷 전용선을 까는 등 최적의 인터넷 환경을 제공함에 따라 조용하던 기숙사가 활력에 넘치고 있다.
최근 각 대학들은 기숙사에 PC실을 갖추고 이를 24시간 개방, 학생들이 맘껏 리포트 관련 자료를 찾거나 웹 서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방마다 학생 수에 맞게 랜 선을 배정해 개인 컴퓨터로도 충분히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기숙사 입소 마감시간이 지나면 옹기종기 컴퓨터 앞에 몰려들어 인터넷 채팅이나 온라인 게임을 자유롭게 즐기는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여학생들이 채팅이나 온라인 테트리스, 고스톱 등의 가벼운 게임을 주로 하는 반면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온라인 게임 대혈투가 벌어진다.
여주대학교 기숙사 우정원에서 생활하는 차태호씨(실용음악 99)는 “밤이되면 방마다 대표 선수를 선발해 스타크래프트나 포트리스 등으로 일전을 치른다”며 “식권을 쟁취하기 위한 참가자들의 열정이 대단하고 실력도 다들 뛰어나기 때문에 기숙사는 프로게이머들의 대전장으로 변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학생들은 기숙사 내에서 네트워크 공유를 이용해 필요한 자료를 손쉽게 나누기도 한다.
부산대학교 기숙사 학생들은 지난달 기숙사네트워크(http://cafe.daum.net/o30331)라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서로에게 필요한 자료를 알리고 사생들간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기숙사 내 인터넷사용이 자유롭기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부 학생들이 새벽 무렵 PC실이 한가한 틈을 이용해 음란물을 감상하거나 온라인 게임에 중독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 또 요란하게 게임대결을 펼치기 때문에 조용히 공부하거나 휴식을 취하려는 학생들에게 방해가 되기도 한다.
모 대학 기숙사 네트워크 관리자는 “학생들이 컴퓨터를 마구 사용해 고장이나 에러를 일으키는 경우도 잦지만 가장 큰 문제는 다음 날 수업을 생각하지 않고 늦은시간까지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명대학교 기숙사인 청룡학사에서 생활하는 김성재씨(광고홍보 98)는 “제대 후 복학해 기숙사에 들어오니 인터넷 환경이 몰라보게 좋아져 기숙사 생활이 즐거워졌다”며 “자유가 주어지는 만큼 학생들 스스로 인터넷 사용을 잘 통제해 자신이나 타인에게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예기자=권해주·한양대 postman66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