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구축 무작정 따라하기
유해룡 지음
길벗 펴냄
웹 호스팅 업체에 근무하는 필자의 직업은 웹 마스터다. 얼마 전 한 고객이 전화를 걸어와 회사 전화번호가 바뀌었는데 웹 사이트에 있는 전화번호를 바꾸려면 비용이 얼마나 드냐고 문의한 일이 있었다. 필자 입장에서야 어렵지 않은 주문이라 반가울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사실 현재 웹 호스팅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자신이 돈을 지불한, 자신의 쇼핑몰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강이라도 알고 있다면 간단한 유지 보수는 스스로 해결해 지출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자신의 쇼핑몰 구축 과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웹 호스팅 업체에 좀 더 많은 걸 요구할 수도 있으며, 자신의 의견을 쇼핑몰에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웹 서비스에 관한 지식은 개발자나 웹 마스터뿐만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를 고려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 권이 넘는 웹 마스터 관련 서적들은 아직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국문과 출신으로 전산 비전공자인 필자가 웹 마스터가 되기 위해 본 책만 해도 아마 수십 권이 넘을 것이다. 다른 책을 보지 않으면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책, 다른 책과 중복된 내용이 많아서 절반만 본 책 등등. 또 그 많은 책을 연결해서 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면서 필자는 좀 두껍더라도 한 권에 모든 내용을 담은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런 필자에게 최근 발간된 길벗의 ‘인터넷 쇼핑몰 구축 무작정 따라하기’는 참 반가운 책이었고, 주위 사람들에게 거침없이 추천할 만한 책이었다. 이 책은 웹에서 쇼핑몰을 구축하거나 웹 마스터가 되려 하는 데 무얼 알아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한 사람들에게 무엇부터 배우고, 무엇을 나중에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쇼핑몰 구축의 과정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간추려 보여주고,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책은 HTML과 스타일시트,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해 웹 사이트를 제작하고 윈도 환경에서 MS 액세스와 ASP를 이용해 쇼핑몰을 구축 및 제작하는 순서로 구성돼 있다. 물론 목차만 보고는 느낄 수 없는 이 책의 장점은 자바스크립트나 ASP를 배우더라도 웹 마스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은 무엇인지에 방향을 두고 씌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개인이 혼자서 공부하는 데에 적합하도록 구성돼 있다.
자주 뒤적이게 되는 HTML과 스타일시트, 자바스크립트의 내용을 잘 요약해 놓아 언제든 다시 찾아볼 수 있게 했고, 초보자에게 어렵지 않은 MS 액세스를 데이터베이스로 이용한 점도 이런 배려라고 보인다. 또한 인터넷 사용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PC에 웹 서버를 구축해서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도록 유동 IP 주소로 웹 서버를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것도 무척 실용적인 대목이다. 작은 규모의 웹 사이트만으로도 충분한 소호 창업자들에겐 자신의 쇼핑몰을 직접 운영할 기회를, 예비 웹 마스터들에겐 실무에 대비한 기술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만큼 실무에 충실한 서적은 쉽게 찾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처음 배우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쇼핑몰 구축 과정을 다루면서도 다루는 예제 자체는 전문 쇼핑몰 부럽지 않은 중급 예제를 실었다는 점도 추천할 만한 부분이다.
솔직히 현직 웹 마스터들을 위한 바이블 수준의 책 몇 권을 읽어도 이 정도 예제 사이트 하나 기획하고 만들기는 그리 쉽지 않다. 물론 이런 과정은 학원에서의 강의 과정과 매우 비슷하다. 학원에서 배우는 내용이 철저하게 단계적이면서도 실무 중심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책은 웹 마스터 과정에 대한 교과서로 보아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뒷부분에서 소개된 쇼핑몰 구축 과정은 학원에서의 작은 프로젝트라고 보면 될 것이다. 또 이 책이 쇼핑몰 구축 과정 이상의 그 무엇을 다룬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웹 마스터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실무 지식들을 군더더기 없이 다뤘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는 것이다.
이 이상의 지식은 이 책을 이용해 직접 쇼핑몰을 만들어서 운영하다 보면 실무에서 필요한 내용은 무엇이며 무얼 더 알아야 하는지 스스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필자처럼 절반만 읽고 덮어버리는 책의 수는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
<유민정 웹 마스터, jjung110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