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과 관련한 현안들이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도메인 등록비 경쟁, 한글닷컴 서비스, 닷케이아르 등록 경쟁체제도입, 무선콘텐츠 이용을 위한 숫자도메인 등록건 등 업계의 의견을 모아야 할 안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했지요. 어쩌면 이제서야 공식모임을 출범시킨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지난 2일 가비아·아사달·넷피아닷컴·후이즈·예스닉·한글인터넷센터(HinC)·한글로닷컴·인터넷프라자시티·도메인뱅크·도메인알지·알지네임스·한강시스템 등 국내 도메인 업계 12개사가 모여 한국도메인업체협의회를 정식 출범시키면서 초대회장으로 추대된 김홍국 가비아 사장(37)은 연신 쑥스럽다는 표정이다. 엉겁결에 회장이 됐다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 어색함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회장으로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협의회의 전신이랄 수 있는 주요업체 사장단모임(DSP:Domain Service Provider)을 주도적으로 결성, 공식적인 조직화의 실마리를 제공했던 인물이 바로 그이기 때문. 한때 아마추어 평론가로도 활동했던 이력을 거론하며 김 회장이야말로 도메인 업계의 실타래처럼 얽힌 이권다툼과 정치적 쟁점들을 풀어낼 적임자라고 추켜세웠다.
물론 일부에서는 도메인업체협의회가 닷케이아르 도메인등록 경쟁체제 도입건만 해결되면 더 이상 존재가치를 상실하고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워낙 작은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고 있어 한가지 목표 아래 전향적으로 뭉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김 회장은 협의회에 대한 이같은 폄하에 쐐기를 박는다.
“닷케이아르건이 직접적인 결성 계기가 된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칠 것이었다면 굳이 사장단 모임을 공식화할 필요도 없었겠지요. 도메인은 인터넷 사업의 매개이자 통로입니다. 이 핵심채널의 주도권이 현재는 모두 미국에 있지요. 국제기구인 ICANN에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응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겁니다.”
어눌한 듯하면서도 할 말은 꼭 하고야마는 근성이 보인다. 대정부 및 국제적 대응에까지 생각이 넓게 뻗쳐 있다. 회장으로 추대된 이유를 알 만하다. 그러나 그의 관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닷케이아르 도메인등록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들어가면 도메인 시장도 새 판이 짜여질 겁니다. 새로운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할 여지가 많아지기 때문이죠. 가내수공업 수준의 서비스 마인드로는 살아남기 힘들 겁니다. 또 이를 통해 경쟁력을 키운 업체들은 새로운 분야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겁니다. 도메인 등록사업은 그 자체의 시장성은 적은지 몰라도 이를 통해 네티즌 사이에 쌓아올린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뻗쳐나갈 여지가 많거든요. 도메인업체들을 지켜봐 주십시요.”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