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세상속으로]유머의 시대

 

 유머감각이 없으면 살아가기 힘든 시대가 왔다. 젊은 남녀간의 연애는 물론 사회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도 유머감각은 필수사항이 돼버렸다. KCC정보통신(대표 이상현 http://www.kcc.co.kr)이 격월간으로 발행하는 ‘열린마당(3·4월호)’에 유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즘 세태를 반영한 글이 있어 소개한다. 이 글은 김진배 유머경영연구소장이 ‘유머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이다.

 요즘 TV시청률 경쟁이 치열한 데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한 프로는 여지없이 유머가 넘치는 프로다. ‘개그콘서트’는 수많은 젊은이를 브라운관 앞에 잡아놓고 있으며 급기야는 녹화현장에 수천명이 몰려가 같이 즐긴다.

 심지어는 사극까지도 유머적 요소가 시청률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얼마전 인기를 모았던 ‘허준’에서 조연들은 한결같이 웃음을 자아내며 주연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신라의 달밤’ ‘조폭마누라’ 같은 영화도 5분에 한번씩은 폭소가 터지게 한다.

 이러한 유머문화는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요즘 중고등학교의 교실 분위기는 중년세대의 교실과는 다르다. 당시엔 교사가 재미있든, 재미없든 또랑또랑 눈을 뜨고 있었지만 지금은 유머감각 없는 교사는 죽을 맛이다. 극소수의 우등생 몇 명을 빼곤 대부분 딴 짓을 하든지 졸고 있다. 반면에 유머감각이 넘치는 교사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학원 모두 마찬가지다.

 이밖에 기업의 리더들이 직원 교육을 할 때, 바이어와 상담할 때 모두 한마디의 유머가 대인관계를 향상시키는 촉매와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한다. 대권에 도전하는 정치인도 유권자를 방문해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스스로 혹은 참모의 도움을 받아 ‘조크’를 준비, 선사하고 있다.

 이러한 예들은 우리사회에 유머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학자들은 국민소득 1만달러를 유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기준이라고 말한다.

 1만달러 이전의 먹고 살기 바쁠 때는 유머가 대학생이나 부유층의 전유물이지만 1만달러가 돼 사회 전반의 소득이 향상되면 사회 전체에 자연스럽게 유머가 퍼진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도 수년 전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향상되고 나서부터 유머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1만달러가 되고 나서 얼마 후 우리나라는 IMF 위기를 맞았고 요즘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다음은 취업난 등 불경기를 타고 생겨난 유머다.

 일류대학 출신의 엔지니어 지망생이 면접시험을 봤다. 회사에서 어떤 대우를 받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입사지망생은 “연봉 1억원 이상을 원합니다. 물론 스톡옵션도 있겠죠”라고 대답했다.

 이에 면접관은 “거기에 의료보험 전액 면제, 여름·겨울 5주 휴가, 퇴직 후 평생 50% 급여 지급, 사원용 스포츠카 정도면 되겠나”라고 답했다.

 놀란 지망생이 벌떡 일어서며 “와, 그거 정말이에요?”라고 묻자 면접관이 대답했다. “물론 농담이지, 자네가 먼저 시작했잖아”

 요즘 같은 극심한 취업난이면 예전의 젊은이들은 눈물과 한숨으로 막걸리 한 잔에 울분을 삼켰겠지만 이미 유머의 시대가 도래했기에 취업난도, 구조조정도, 불경기도 유머를 통해 웃으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유머가 있는 사회는 부정부패도, 불경기도 발을 들여놓지 못한다. 유머를 통해 사회가 정화되고 개인에게 희망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유머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