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건 에듀토피아 대표이사
교육인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공교육 내실화 대책의 주요 과제는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학교 교육’의 정착이다. 그러나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보충수업이 현실적으로 공교육을 내실화하는 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학원과 개인과외로 몰리는 학생들을 학교로 되돌려보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 낙관하는 이는 많지 않다.
냉정하게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생각해 볼 때 학생들이 학교에서 모자란 보충수업을 받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되고 학생들은 부족한 과목을 스스로 선택해 집중적인 학습을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보충수업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점에서 온라인 교육은 학생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고, 모자란 것을 보충하고 다시 평가해보면서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자율적인 학습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질적·양적으로 성장한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보충수업에 대한 우려도 접어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온라인 교육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100% 활용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소수다. 오프라인 중심의 교육환경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온라인 교육의 학습효과를 강조하기보다는 어떻게 온라인 교육을 활용해야 하는 지에 대한 기술(skill)과 과정(process)을 조언해 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
학생들이 온라인 교육을 통해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3단계의 과정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1단계는 자신을 진단하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각종 평가들은 학생의 현재 학력 수준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잣대 역할을 한다. 이러한 평가를 받을 때는 감독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므로 학생 스스로 시간에 맞춰 문제를 풀어야 객관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시행하는 온라인 평가를 이용하는 것이 좋고 평가 결과에 따라 학습계획을 수립할 때 온라인 상담을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단계로 진단 결과에 맞는 학습을 진행하기를 권한다.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강의와 교과학습, 문제은행 등을 활용하면 자신의 수준에 맞는 맞춤학습이 가능하다. 이 때 문제 위주나 요점정리 위주로 정리된 것은 피하고 수준별로 구성된 자료 가운데 자신의 수준에 맞는 학습내용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신에게 맞는 학습 수준과 분량을 고려해 공부한 후 유사한 문제를 풀어봄으로써 실력을 다지고 틀린 문제들은 별도의 파일에 저장했다가 반복학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밖에도 보충해야 할 영역이 있다면 사이버 강의를 활용하면 좋다. 이 때는 강의내용을 오프라인으로 출력한 후, 출력물을 보면서 강의를 듣고 필요한 부분은 메모도 하면서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매일매일 적절한 분량으로 가볍게 공부할 수 있는 일일학습 등을 e메일로 받아 학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꾸준히 학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 3단계로는 학습결과와 향후 학습방법에 대한 점검을 위해 수시평가나 정기적인(월 1회 정도) 평가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이 때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상담을 함께 받으면 학습방법, 진학 및 진로와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학습효과도 높일 수 있다. 온라인 상담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시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제대로 활용하면 든든한 학습 조언자를 얻는 셈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1단계부터 3단계까지의 온라인 교육 과정은 무엇보다 개개인의 자율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교육은 타인의 의지보다는 자신의 의지로 수행하는 능동적 학습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특성의 온라인 학습을 경험하면서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학습에 임하게 되고 스스로 동기유발을 통해 능동적으로 학습에 임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