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SIMTOS전시회에 출품되는 제품들의 주요한 특징을 든다면 고속화와 자동화다. 고속, 고정도의 주축 및 고이송 기능을 적용해 기존 설비보다 월등한 생산성을 갖는 설비가 다수 출시될 것이다. 또 한대의 설비로 여러 가지 공정을 처리하는 복합가공 설비도 주목받고 있다.
대우종합기계의 수평형 머시닝센터 ‘FH500’은 리니어모터를 구동장치로 채택해 주축 선속도 마하 0.6, 가감속도 3G, 급속이송속도 분당 120m 그리고 공구 교환속도 0.4초의 경이적인 가공속도를 실현했다. 이 회사의 복합형 CNC선반인 ‘PUMA 2000SY’는 한번의 세팅으로 공작물 양면을 한꺼번에 가공하는 복합가공기능을 선보인다.
자동화분야에선 두산메카텍의 수직선반 i330은 공작물의 착탈과 가공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독특한 설계를 채택해 가공시간을 최소화한 점이 눈에 띈다. 또 습식보다는 건식가공을 선호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게 건식가공의 최적화를 실현한 제품도 나온다. 두산메카텍의 그래파이트 가공기 VMG 65는 국내 유일의 대형 건식전용 가공기로 큰 폭의 절삭영역을 확보하여 대형 공작물에 대한 뛰어난 가공 대응성과 다종 소형공작물에 동시 세팅도 가능하다.
공작기계와 IT의 결합을 상징하는 공작기계용 SW군도 흥미롭다. 아마다코리아가 선보이는 네트워크 대응형 판금CAD/CAM소프트 AP100은 간단한 NC데이터만이 아니라 입체도, 전개도, 절곡정보(벤딩기), G코드 등의 정보까지 공장내 네트워크를 통해 각각의 공작기계에 전송할 수 있다.
씨아이엠에스는 전시회기간 중 열리는 ‘기계가공 검증 및 가공속도 최적화’라는 내용의 세미나에서 소재가공 시뮬레이션 장치인 베리컷을 소개한다. 이 제품은 다축밀링, 드릴링, 선반 및 복합가공까지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하며 공구를 부러뜨리는 에러와 과절삭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미리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사용자가 가공중인 형상까지도 CAD데이터로 보내 가공시간과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 솔루션라인은 ‘4, 5축 동시 가공 프로그램 기법’ 주제의 세미나를 통해 특수가공에 적합한 소프트웨어 모듈 프로덕텍SA와 가장 복잡한 5축 동시 가공에 적합한 ProAXYZ 5-axis 프로그램을 함께 선보인다.
한편 광학업체로 유명한 독일 칼자이스는 3차원 CNC측정기(Contura 776 CNC)를 출품하는데 모든 기계부품의 윤곽을 1만분의 1㎜까지 자동측정하기 때문에 품질관리 및 리버스엔지니어링에 적합해 관람객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또 터보테크가 지난해 자체개발한 수치제어(NC)장치도 전용가공장비에 탑재돼 NC국산화시대의 개막을 과시하게 된다.
공작기계는 전통산업의 중심이 되는 기간산업이지만 중요성에 비해 발전속도는 매우 느린 편이다. 그러나 이번 부산 SIMTOS는 전통산업인 공작기계의 부가가치 산업화에 대한 많은 시도가 엿보인다. 특히 IT와 접목을 통해 설비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중소기업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외환위기를 거친 후 한결 성숙해진 한국 공작기계산업의 국제적 위상과 기술력이 SIMTOS 2002에서 유감없이 과시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