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잇따른 중국 진출은 한국이 ‘온라인게임 아시아 맹주’로 도약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만·홍콩·일본 등을 공략한 데 이어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주요 수출국으로 편입시킴으로써 동북아시아가 국산 온라인게임 격전장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온라인게임 잠재 수요층이 그 어느 국가보다 많아 국산 게임 중국 공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경우 국내 업체들은 막대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경=국내 업체들이 중국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보다 중국 게임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과 마찬가지로 지난해부터 초고속 인터넷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인터넷 사용자가 3200만명에 달한다. 국내 인터넷 사용자가 지난해말 기준으로 240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인터넷 콘텐츠 소비시장이 형성돼 있는 셈이다. 물론 아직 모뎀을 통한 인터넷 접속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초고속 인터넷망의 급속한 보급 추세에 비춰보면 머지않아 국내 시장을 추월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은 이처럼 급팽창하는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향후 2∼3년내 국내 시장에 버금가는 매출을 중국 시장에서 올린다는 계획이다.
차이나텔레콤·베이징텔레콤 등 중국 통신업체들이 늘어나는 인터넷 소비층에 대비, 한국 온라인 게임 수입에 적극적인 것도 중국 진출의 물꼬를 트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올해들어 잇따라 전문 바이어들을 국내에 파견, 시장조사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여기에 지난해 중국에 진출한 제이씨엔터테인먼트·액토즈소프트·이소프넷 등의 온라인게임이 최고 동시접속자 2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것도 업체들의 중국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 정부 산하단체 및 언론기관 등이 잇따라 한중 산업교류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는 데다 정부가 게임 수출지원을 위한 예산을 대거 확충,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는 것도 중국 진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망=중국 시장 진출이 활기를 띠면서 한국이 명실상부한 온라인 게임강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이미 대만·홍콩·일본시장에 잇따라 진출, 온라인게임에 관한한 ‘아시아 최강국’으로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대 게임 소비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국산 온라인게임 열풍을 이어갈 경우 한국은 세계 최대 온라인게임 수출국으로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이 한국 게임시장의 격전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지나친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특히 온라인게임의 경우 초기시장을 얼마나 빨리 선점하느냐에 따라 시장질서가 재편되는 속성상 국내 업체간 치열한 현지 마케팅 승부가 예상된다.
이미 중국 진출 경쟁이 가열되면서 중국 업체들이 헐값에 국산 온라인게임 판권을 가져가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게 감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대만이나 일본 진출에서 경험했듯 철저한 사전조사없이 해외 진출을 서두르다 졸속 서비스로 인한 채산성이 크게 악화될 여지도 없지 않다. 대만의 경우 수십개 업체들이 진출했으나 현지 마케팅의 부재로 ‘리니지’ ‘드래곤라자’ 단 2개 게임만 매출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우재영 해외사업팀장은 “중국의 폭발적인 온라인게임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시장분석과 확실한 파트너업체 발굴 등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중국 진출이 변죽만 울리다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