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의 반도체업체들이 제휴를 통해 극한의 첨단기술을 요하는 분야의 공동 연구개발(R&D)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로이터·니혼게이자이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각각 전세계 3·7·10위의 업체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모토로라·필립스 등 3사가 전격적으로 공동 R&D를 위해 제휴했다.
또 도쿄일렉트론·에바라·다이닛폰스크린·울박 등 일본의 주요 반도체 장비분야의 4개 업체가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함으로써 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 IBM과 일본의 소니·도시바 등 3사는 최근 반도체 설계기술 개발을 위해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저전력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개발 및 생산 제휴를 맺었으며 히타치·미쓰비시전기·세이코엡슨 등 일본의 3사는 차세대 리소그래피 기술 개발을 위해 결성된 R&D컨소시엄인 리플(Leepl)에 합류했다. 또 지난달에는 NEC·도시바·후지쯔·히타치제작소·미쯔비시전기 등 5사는 차세대 반도체 기반 기술 공동개발을 위해 오는 6월 공동 출자회사를 설립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일본·유럽 등 전세계의 유력 반도체 소자와 장비 업체들이 R&D 제휴를 하는 것은 반도체 공정이 갈수록 고도화됨에 따라 단일 기업으로서는 차세대 제품 개발에 한계가 따르는데다 기술표준도 불투명함에 따라 유력 업체들과 협력함으로써 위험성을 줄이는 한편 시장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그동안 반도체 시장이 불황이 지속돼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특히 유력 업체들이 힘을 합침으로써 세계 수위의 업체들을 위협,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한 노림수도 가미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업체들은 제휴를 통해 300㎜ 웨이퍼를 이용한 0.09미크론 이하의 초미세 공정기술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까지 시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장비업체들도 제휴를 통해 각사의 장비간 접속성을 높임으로써 시장공략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